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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큰 잉글랜드, 2002 월드컵 '프랑스의 치욕' 그 이상


잉글랜드 유로 2016 8강 진출 좌절, 총 인구 33만명 아이슬란드에 패배

[이성필기자]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 16강전이 모두 끝난 가운데 가장 큰 화제는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탈락이다. 총 인구 33만명밖에 안되는 '얼음 왕국'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세계 최고의 리그로 불리는 프리미어리그 소속 선수들로만 꾸려진 잉글랜드가 무너진 것이다. 28일 오전(한국시간) 열린 16강전에서 잉글랜드는 아이슬란드에 1-2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잉글랜드의 유로 2016 16강 탈락은 최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맞물려 또 한 번의 유럽 이탈로 불리고 있다. 잉글랜드의 한 팬은 프랑스 니스의 스타드 드 니스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유로 2016 16강전에 '브렉시트'를 이름으로 하고 등번호를 16번으로 새긴 유니폼을 입고 응원을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세계 최고의 축구 상업리그로 불리는 프리미어리그의 경쟁력을 잉글랜드 대표팀과 연관 짓는 팬들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이를 두고 영국 대중지 미러는 '프리미어리그의 힘이 인구 33만명의 아이슬란드에도 못 미쳤다'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프리미어리그는 세계화 정책을 펼쳐 각국 실력자를 적극적으로 영입해 세계 최상급 프로 리그로 성장시켰다. 최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지고는 있지만, 천문학적인 금액이 오가는 리그로 위상을 키웠다.

그런데 잉글랜드 대표팀의 행보는 폐쇄적인 길을 걸어왔다. 최근 세계 축구는 세계화 바람이 불면서 각국에서 온 이민자 또는 다문화 출신 선수들이 대표팀에 등장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미드필더 메수트 외칠(아스널)이 터키 이민 3세다. 폴란드와의 16강전에서 화려한 시저스킥으로 골을 넣은 스위스의 미드필더 세리단 샤키리(스토크시티)는 코소보계 알바니아 출신이다.

즉 다문화 출신이든 이민자든 대표팀에 문호를 개방하는 추세에서 잉글랜드는 역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민자를 억제하는 등 문을 걸어 잠그는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브렉시트를 감행한 것이 그대로 축구에도 반영됐다는 것이 유럽 다수 언론의 분석이다.

데일리 메일은 이날 잉글랜드의 패배를 세계 축구사(史)에 남을 패배로 규정지으면서 역대 4대 충격적인 패배를 소개하기도 했다. 1950년 브라질 월드컵 결승에서 브라질이 우루과이에 1-2로 패한 '마라카낭의 비극'이나 같은 대회에서 약체 미국이 우승후보 잉글랜드를 1-0으로 꺾은 것이 대표적이다.

또 1990년 '불굴의 사자' 카메룬이 아르헨티나에 1-0으로 승리하고, 2002 한일월드컵에서 별 기대감 없었던 세네갈이 프랑스를 1-0으로 이긴 것 못지않은 충격파를 안겼다고 전했다. 프랑스의 경우 1998 프랑스 월드컵, 유로 2000을 우승한 팀이었다. 2002 월드컵 당시 프랑스는 조별리그에서 짐을 쌌다. 이런 역대급 이변에 버금갈 정도로 아이슬란드에 잉글랜드가 진 것은 '믿을 수 없는' 패배였다.

잉글랜드는 유로 2000 조별리그 탈락, 유로 2004 8강 탈락, 유로 2008은 지역 예선 탈락, 유로 2012 8강 탈락의 성적을 거뒀다. 늘 기대만큼 못해주기 때문에 한때 스웨덴 출신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현 상하이 상강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당장 잉글랜드는 브렉시트에 따라 프리미어리그 다수의 EU 국가 선수들의 취업비자(워크퍼밋)부터 재발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리그 경쟁력 약화는 곧 국가대표팀 경쟁력 약화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유로 2016의 부진한 성적까지 겹쳐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로이 호지슨 감독의 자진 사임으로 후임 감독을 찾아야 하지만 적임자가 없다. 그야말로 앞뒤가 꽉 막힌 잉글랜드 축구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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