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걸그룹 포미닛이 사실상 팀을 해체한다. 7년차 아이돌의 징크스를 넘지 못하고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다.
13일 큐브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포미닛은 계약 만료를 곧 앞두고 있다. 현아는 재계약을 했으며, 멤버 남지현·허가윤·전지윤·권소현은 재계약 논의를 하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멤버들 그룹 활동과 관련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사실상 각자의 길을 가는 것으로 의견을 조율했다. 재계약 논의는 포미닛으로의 활동 여부가 아닌, 현 소속사 잔류 여부에 무게 중심이 쏠렸다. 사실상 포미닛의 해체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올해는 유독 많은 그룹들이 재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어 가요 팬들의 관심이 컸다. 2009년 즈음 데뷔한 그룹들은 연예인 표준전속계약서에 따라 대부분 올해 계약이 종료된다. 2009년은 아이돌 그룹의 데뷔가 물밀듯 쏟아졌던 때로, 현재 활동 중인 수많은 아이돌이 이 시기 데뷔했다. 올 초 카라가 해체했으며, 걸그룹 2NE1의 공민지가 탈퇴했고, 미쓰에이 지아도 팀을 떠났다.
2세대 걸그룹들의 잇단 위기 속 포미닛도 7년차 징크스를 넘지 못하고 사실상 해체 소식을 전했다. 팬들의 충격파와 아쉬움도 크다.
포미닛은 지난 2009년 '핫 이슈'로 데뷔해 '거울아 거울아' '이름이 뭐예요?' '오늘 뭐해' '미쳐' 등의 히트곡을 냈다. 포미닛은 여타 걸그룹과는 색깔이 다른 걸그룹이었다. 걸그룹 특유의 청순하고 여성스러움을 앞세우기보다 '걸크러쉬'로 대중들을 공략했다. 실험적인 음악과 강렬한 퍼포먼스로 포미닛만의 색깔을 구축해왔다. '걸크러쉬' 안에서 다양한 변화와 모험을 시도해왔다는 평도 들었다.
올 2월 발표한 미니앨범 '액트세븐(Act.7)'은 재계약 만료를 앞둔 멤버들에게 중요한 승부처였다. 걸그룹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시점, 후발 주자들의 공격이 거셌다. 그러한 상황에서 타이틀곡 '싫어'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더 세지고 더 성숙해진 음악에 대한 호평도 있었으나 음원 성적은 아쉬웠다.
당시 멤버들은 인터뷰에서 "호불호를 예상했다. 아쉬움도 있다"면서도 "음악 색깔이 달라졌다. 비슷한 것을 추구하기보다 새로운 모험을 즐긴다. 몸 속에서 그러한 변화를 갈구한다. 멋있는 걸그룹이라는 평가가 좋고 자부심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앨범 성적은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멤버들의 진로에 많은 고민을 안긴 것으로 알려졌다.
포미닛의 해체가 아쉬운 이유는 또 있다. 포미닛은 사건, 사고나 스캔들 없는 그룹이었다. 멤버 간의 불화설이나 해체설 등 부정적 이슈도 없었다. 멤버 간의 팀워크를 강조해왔고, 성실함과 꾸준함을 무기 삼은 팀이었다. 무대 위에서는 '센 언니'들이었지만, 무대 아래서는 특유의 친화력을 가진 걸그룹이었으며 팬들에게는 다정다감한 스타였다.
2009년 데뷔해 K팝의 부흥기에 일조한 포미닛, 이젠 추억의 걸그룹이 되는 걸까. 큐브의 최종 발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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