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배우 김민희가 영화 '아가씨'에서 신예 김태리와 가까이서 호흡을 나눈 소감을 말했다. 1천5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아가씨'에 합류한 김태리는 데뷔작을 통해 최근 몇 년 간 충무로에서 가장 출중한 여배우로 꼽히고 있는 김민희와 연기를 펼치는 행운을 누렸다. 신인을 마주한 박찬욱 감독의 섬세한 지도, 신예답지 않은 김태리의 야무진 태도는 김민희에게도 인상적이었다.
2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 제작 모호필름, 용필름)의 개봉을 앞둔 배우 김민희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김민희 분)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 분),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김태리 분)와 아가씨의 후견인(조진웅 분)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날 김민희는 첫 영화인 '아가씨'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한 동료 배우 김태리와 작업을 돌이켰다. 그는 신인인 김태리를 선배로서 잘 이끌어야한다는 부담을 느끼진 않았는지 묻자 "그런 생각을 할 필요 없이, 교류하는 장면이 많기 때문에 당연히 서로 호흡을 나눠야 했다"고 답했다.
이어 "신인이라 끌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보다, 감독님이 워낙 그 친구와 만나 철저하게 준비를 많이 했더라"며 "프리프로덕션 작업 때부터 그 친구를 따로 만나 리딩도 많이 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도 감독님이 태리 양을 잘 만들어주신 것이 느껴졌다"고 말한 김민희는 "김태리는 그대로 너무 잘 했다. 제가 뭘 도와줄 것은 없었다.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박찬욱 감독이 김태리를 가리켜 "주눅들지 않는 신인"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선 김민희 역시 공감했다. 그는 "주눅든 적은 없던 것 같고, 주눅드는 성격은 아닌 것 같다"며 "당차고 야무진 친구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김태리에 대한 인상을 전했다.
대표작 '올드보이'를 비롯해 '박쥐' 역시 흥미롭게 봤다는 김민희는 박찬욱 감독과 언젠가 함께 작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가씨' 시나리오는 그런 김민희에게 찾아온 매력적인 기회였다. 김민희는 "저에게 시나리오가 와서 좋았던 것 같다"며 "이야기가 재밌더라"고 말했다.
김민희는 '아가씨' 시나리오를 처음 받은 뒤 2~3일의 시간을 고민하고 출연 제안을 수락했다. 비교적 빠른 결정이다. 그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성격 상 빨리 결정하는 편이고, 거절을 하더라도 빨리 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아가씨' 캐스팅을 오랜 과정을 거쳐 하신 것을 들었는데, 나는 꽤 나중에 시나리오를 받은 것이었다. 마음이 급하다는 느낌을 받으니 빨리 대답해드리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영화는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돼 상영됐다. 영국 작가 사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했다. 오는 6월1일 국내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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