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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같은 백업' LG 정주현 "팀 역전승에 위안"


20일 넥센전 역전승 발판 된 2타점 적시타 날려

[류한준기자] 같은 1승과 1패라고 하더라도 의미는 다를 수 있다. 팀 상황에 따라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승패 결과를 통해 받는 정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지난 8일 치른 KIA 타이거즈와 경기는 1승 이상 의미가 있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를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넥센은 당시 앞서가던 경기를 따라잡혔고 역전까지 허용했다.

그러나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다시 승부를 뒤집었다. 임병욱이 동점 솔로포를 쳤고 박정음이 끝내기 안타를 쳐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

넥센은 20일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를 만났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1회와 3회 점수를 내 3-0으로 앞서갔다. 선발투수 박주현이 5이닝 이상 버텨주고 리드를 유지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경기였다.

그런데 넥센이 8일 KIA를 상대로 그랬던 것처럼, 이날은 LG가 승부를 뒤집었다. 넥센은 '지키는 야구'에 실패했고 LG는 4-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지난 2014시즌 이후 오랜만에 6연승을 내달렸다.

LG는 이날 삼성 라이온즈에게 덜미를 잡힌 NC 다이노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공동 2위로 뛰어올랐다.

역전승의 공신은 8회말 동점 3루타를 때린 정성훈과 재치있는 주루 플레이를 선보이며 결승 득점을 올린 김용의를 꼽을 수 있다. 9회초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마무리 임정우의 활약도 있었다.

또 한 명의 수훈갑이 될 만한 선수가 있었다. 역전승의 발판이 된, 쫓아가는 점수를 만든 정주현도 6연승의 당당한 주역이었다.

정주현은 5회말 1사 2, 3루 찬스에서 2타점 적시타를 쳤다. 그가 이날 기록한 유일한 안타가 가장 요긴할 때 터져나왔다. 0-3으로 끌려가던 LG는 정주현의 적시타로 한 점 차 추격을 하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LG는 앞서 점수를 따라 잡을 기회가 있었다. 1회말 2사 1, 2루 찬스가 있었는데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 2회말에는 1사 이후 오지환이 안타를 치고 출루했지만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돼 기회가 사라졌다.

5회말 맞은 기회도 놓쳤다면 LG는 추격하기 힘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정주현의 안타는 추격의 신호탄이 된 셈이다.

정주현은 올 시즌 개막 이후 주전 2루수로 기용되는 일이 많았다. 타석에서 안타도 곧잘 쳤다. 지난달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에서는 연장 10회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좋았던 타격감은 오래 가지 않았다. 시즌 개막과 함께 잘 맞던 방망이가 4월 중순부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지난달 19일 NC전부터 28일 삼성전까지 부진했다. 안타를 친 경기는 21일 NC전(2안타)이 유일했다.

부진이 길어진 정주현은 결국 퓨처스(2군)로 내려갔다. 그 사이 1군에 돌아온 손주인이 빼어난 타격감을 과시하며 주전 2루수 자리를 되찾았다. 정주현은 지난 10일 다시 1군으로 콜업됐다. 손주인의 뒤를 받치는 백업 역할이 주어졌다.

손주인의 방망이가 워낙 잘 맞고 있었고 반면 정주현의 타격감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정주현은 지난 18일 kt 위즈전 이후 이틀 만인 20일 넥센전에서 다시 한 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kt전에서는 지명타자로 나왔지만 넥센과 경기에서는 선발 2루수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양상문 LG 감독은 손주인에게 휴식을 주기로 결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주현에게 선발 기회가 왔고 귀중한 2타점 적시타를 날린 것이다. 경기 후 정주현은 "팀이 연승을 이어가 정말 기쁘다"며 "그 동안 부진해서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음고생이 컸던 만큼 적시타와 팀 역전승은 정주현에게 남다른 느낌이었다. 그는 "조금이나마 위안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아직 치러야 할 경기는 많다.

정주현은 "앞으로도 팀이 이길 수 있게 보탬이 되도록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주전 뿐 아니라 든든한 백업이 있어야 강한 팀으로 갈 수 있다. 정주현이 앞으로 보여줄 것은 많다.

조이뉴스24 잠실=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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