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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1위 김문호 '루틴 지키기 중요하죠'


11일 넥센전서 2루타 치며 6경기 연속 안타 행진 이어가

[류한준기자] 조용하던 사직구장에 함성 소리가 커졌다. 올 시즌 타격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김문호의 배트가 시원하게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롯데는 11일 사직구장에서 넥센 히어로즈에게 2-16, 큰 점수 차로 패했다. 경기 초반이라 할 수 있는 4회 이미 1-10으로 끌려가 승부는 결정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사직구장을 찾은 롯데팬들의 응원 소리가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팬들은 유독 한 선수가 타석에 나올 때마다 함성을 높였다. 리딩 히터 김문호의 안타를 기대해서다. 좌익수 겸 2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김문호는 이날 넥센전에서 좀처럼 안타를 치지 못했다.

첫 타석에서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고 두 번째 타석에서는 중견수 뜬공에 그쳤다. 세 번째 타석,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었지만 넥센 2루수 서건창의 글러브 안으로 그대로 들어갔다. 관중석에서는 아쉬운 탄성이 나왔다.

김문호는 2-14로 점수가 더 벌어진 8회말, 기다리던 안타를 쳤다.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맞은 네 번째 타석에서 넥센 3번째 투수 오재영을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직접 맞히는 큼지막한 2루타를 쳤다.

롯데는 졌지만 김문호의 연속 안타 행진은 6경기째 이어졌고 시즌 타율은 4할대(4할3푼1리)를 유지했다. KBO리그 타율과 최다 안타 부문 1위 자리도 지켰다.

김문호도 자신의 이런 활약이 믿어지지 않는다. 덕수고 재학시절 '천재타자'로 평가 받았으나 프로 입단 후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다. '기대주'라는 말이 무색하게 그도 벌써 프로 11년차 시즌을 맞았다. 올 시즌 개막도 1군이 아닌 퓨처스(2군) 선수단과 함께 상동구장에서 맞았다.

그런데 지난달 6일 1군 콜업 후 매서운 방망이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롯데 좌익수는 따로 주전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김문호의 빼어난 활약으로 자연스럽게 교통정리가 됐다.

김문호는 현재 좋은 흐름을 시즌 마지막까지 잘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 그는 그래서 '루틴'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김문호의 대표적인 루틴은 잠자기다. 그는 "원래 잠이 좀 많은 편"이라고 웃었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김문호도 틈만 나면 눈을 붙인다. 경기 후 숙면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고 경기 전에는 눈을 감고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한다.

김문호는 "생각이 좀 많은 편"이라며 "최근 흐름을 그대로 이어가기 위해 사소한 부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경기를 앞두고 양말을 오른발부터 먼저 신는다. 타석에 들어가기 전 타격장갑도 오른손부터 먼저 낀다"고 자신의 징크스를 전했다.

2번타자로 주로 나오기 때문에 구장 화장실의 소변기도 꼭 두 번째 것을 사용한다. 좋은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자신과의 약속이다. 김문호는 "언제 감이 떨어질 지 모른다"며 "아직 시즌 초반이라 칠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은 안타를 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반짝 활약이라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다"며 "그래서 매 경기 한 타석, 한 타석이 중요하다. 그래서 더 집중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최근 좋은 활약 덕분에 이제는 김문호를 알아보는 팬들이 제법 늘었다. 김문호는 사직구장과 가까운 곳에 살고 있다. 도보로 10분 거리에 숙소가 있다. 원정 룸메이트기도 한 정훈의 차를 얻어 타고 갈 때도 있지만 보통은 걸어서 집에 가는 편이다. 그는 "운전면허는 일찍 땄는데 아직 차를 구입하진 않았다"고 웃었다.

김문호는 "팬들과 함께 걸어간 적도 종종 있는데 얼굴을 알아보시는 분들이 힘내라고 응원의 말을 건넨다"며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안타를 더 많이 치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조이뉴스24 부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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