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박찬욱 감독 "칸 경쟁 초청, 예상 못했다"

[권혜림기자] 박찬욱 감독이 영화 '아가씨'의 칸 경쟁부문 초청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 제작 모호필름, 용필름)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박찬욱 감독과 배우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이 참석했다.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김민희 분)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 분),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김태리 분)와 아가씨의 후견인(조진웅 분)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아가씨'는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올드보이' '박쥐'에 이어 또 한 번 칸의 러브콜을 받은 박찬욱 감독은 "어려서 아주 내성적인 성격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조용하고 지루한 인생을 살 거라 생각했는데 어쩌다 이렇게 이런 야단법석의 한복판에 있게 됐는지 뒤에서 지켜보며 팔자가 희한하게 풀렸다고 생각했다"고 입을 열었다.

할리우드 영화 '스토커' 이후 차기작을 한국영화 '아가씨'로 정하게 된 것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아가씨'는 영국 작가 사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했다.

감독은 "원작 소설이 있다.그 작품을 읽고 완전히 반했다"며 "읽어본 분들은 알겠지만 굉장히 캐릭터들이 생생하고 살아있다. 물론 놀라운 반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과 한국 영화를 번갈아가며 하면 좋을듯 해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아가씨'에 대해 박 감독은 "제가 만든 영화 중 가장 대사가 많다"며 "주인공이 넷이나 되고 그만큼 영화 시간도 긴 편"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굉장히 아기자기한 영화, 깨알같은 잔재미가 가득해서 제 영화들 중 가장 이채로운 작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가씨'는 4년 만에 칸 경쟁부문에 초청된 영화다. 박찬욱 감독은 "솔직히 말해 경쟁부문에 초대하진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며 "방금 말씀드렸듯 아기자기한 영화이고 그런 예술 영화들이 모이는 영화제에 어울릴까 싶을만큼 명쾌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아주 해피엔딩이고 모호한 구석이 없는 후련한 영화라 그렇게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는 "대개 그런 영화제는 찜찜하고 뭐가 남아있는 것 같은, 그런 영화를 좋아하지 않나"라며 "미드나잇스크리닝에 적합하지 않을까 했는데 어떻게 가게 됐다. 그 사람들이 어떻게 봐줄지 궁금하다"고 칸으로 향하게 된 소감을 말했다.

영화는 오는 6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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