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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14년차, 녹슬지 않는 베테랑 이택근


고척 kt전 6회 승기잡는 투런포…"고척돔 첫 홈런 기쁘다"

[김형태기자] 올 시즌 개막 전 넥센 히어로즈를 바라보는 시선은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중심타선의 두 축(박병호, 유한준)이 각각 미네소타와 kt 위즈로 떠났다. 선발투수 밴헤켄은 일본 세이부, 마무리 손승락은 롯데로 이적했다.

특히 타선의 공백이 극심할 것으로 보였다. 최근 몇년간 넥센 타선을 지탱한 초강력 중심타선이 사실상 해체됐다. 이제 남은 건 베테랑 이택근 뿐이다. 새로 합류한 대니돈과 김민성으로 새롭게 클린업트리오를 구성했지만 아무래도 3번타순의 이택근이 해줘야 할 몫이 무척 커졌다.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전. 이택근은 구단과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날 이택근은 3회말 선취타점을 올린 데 이어 6회 도망가는 투런홈런으로 한껏 힘을 냈다. 이택근의 맹타에 자극받은 넥센은 5-2로 승리하고 최근 2연승과 함께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우익수 겸 3번타자로 나선 이택근은 1회 2사 뒤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러나 3회 2사 1루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밴와트로부터 깨끗한 중전 안타를 때려내 포문을 열었다.

이택근의 방망이는 3번째 타석에서 강렬하게 불을 뿜었다. 1-0으로 박빙의 리드를 유지하던 6회. 선두 고종욱이 중전안타를 치자 우타석에 들어선 이택근은 볼카운트 1-2에서 127㎞ 슬라이더를 기다렸다는 듯이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넘겼다. 비거리 120m 투런홈런.

고척돔 개장 이후 KBO리그 경기에서 나온 첫 홈런이었다. 넥센 측은 곧바로 외야로 달려나가 이택근이 직접 사인한 야구공과 구단 점퍼를 관중에게 전달하기로 하고 기념비적인 홈런볼을 되찾았다.

이날 이택근의 기록은 3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 안타와 홈런, 타점이 가장 필요할 때 나온 알토란 같은 타격이었다.

kt 타선이 후반 김상현과 마르테의 솔로포로 추격한 점을 감안할 때 이택근의 6회 투런포가 없었다면 경기 결과를 가늠하기 어려울 뻔했다.

올해로 36세 대졸 14년차. 나이가 들면서 파워수치는 어쩔 수 없이 떨어지고 있지만 이따금씩 쳐내는 한 방은 여전하다. 워낙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리더십이 뛰어나 후배들의 롤모델로 꼽힌다. 그래서인지 "박병호 없는 넥센은 감수할 수 있어도 이택근 없는 히어로즈는 상상할 수 없다"는 얘기도 들릴 정도다.

이택근은 "올해 개인 첫 홈런이고 고척돔 1호 홈런이어서 기분이 너무 좋다. 고척돔 첫 홈런은 꼭 치고 싶었다"며 "1루를 돌 때만 해도 1호가 맞나 했는데, 많이 기뻤다. 이름이 남기 때문에 다른 팀 선수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은 홈런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야구장이 커서 홈런이 적게 나올 뿐이지 넘어갈 타구는 넘어가는 것 같다. 최근 원정경기를 하면서 공이 좀 뜨기 시작했다. 타격 밸런스가 맞고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이뉴스24 고척돔=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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