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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어화' 한효주, 화장실서 몰래 기도한 엔딩 신의 비밀(인터뷰)


"노인 분장, 영화이니까 선택하게 됐다"

[권혜림기자] 배우 한효주가 영화 '해어화'에서 인물의 회한 젖은 노년기를 연기한 때를 돌이켰다. 나이든 캐릭터의 모습을 노인 분장을 통해 직접 연기해낸 한효주는 당시 인물의 마음을 가깝게 느끼기 위해 어느 때보다 간절한 바람을 품었다.

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해어화'(감독 박흥식, 제작 더 램프㈜)의 개봉을 앞둔 배우 한효주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는 1943년 비운의 시대, 가수를 꿈꿨던 마지막 기생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극 중 한효주는 출중한 재능과 미모를 지닌 기생 소율 역을 맡았다. 최근 언론 배급 시사를 통해 영화의 완성본을 처음 봤다는 한효주는 "여러 가지 많은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며 "촬영할 때도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당시도 스쳐지나가더라"고 말했다.

이어 "걱정이 많아졌다"며 "제가 제 모습을 보는 것이긴 한데 처음 보는 얼굴들이 들어간 느낌이기도 하고, 제가 봐도 제가 낯선데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걱정, 고민이 들었다"며 "후반부 노인 분장도 잘 받아들질까에 대한 고민도 많다"고 고백했다.

극 후반부 노인이 된 소율의 모습을 직접 분장을 통해 연기한 소감을 알리면서는 "분장 연기를 하기 직전까지도 굉장히 고민이 많았고 망설였다"고 답했다. 그는 "감독님과 상의도 많이 했는데, 저를 감독님이 설득시켰다"며 "어떻게 봤을 때 한 여자가 극을 처음부터 끌어오는데 마지막 5분의 메시지, 마지막 대사를 굉장히 크게 생각하고 이 영화를 시작한 셈이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예고 영상에도 등장하는 "그렇게 좋은 걸 그땐 왜 몰랐을까요"라는 소율의 회한 젖은 대사였다.

또한 "그 대사를 과연 전혀 새로운 사람이 나와서 하는게 맞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극을 끌고 온 소율의 모습 그대로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었다"며 "분장에 대한 부담, 불편함이 있을지 모르지만 영화적으로 감독님은 그게 맞다는 생각을 하신 것 같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영화 안에서, 영화이니까 그런 선택을 하게 됐다"고 말한 한효주는 "걱정되지만,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후반부 소율의 그 중요한 대사를 연기하기 전까지, 한효주는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그는 "그 대사 한 마디가 많은 것을 담고 있다"며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의 이야기라 이야기하시는데, 감독님이 첫 미팅 때 제 마음을 움직인 말 중 하나가 '이건 모차르트와 모차르트의 이야기'라는 말이었다"고 답했다.

한효주는 "한 쪽이 재주가 없어 열등감이 생기는 것이 아닌 둘 다 재주가 뛰어난데 한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미처 생각 못하고 열등감에 빠지게 된다는 것인데 너무 그 말에 공감이 갔다"며 "우리가 가진 보편적 감정 중엔, 드러내고 싶지 않아하지만 열등감, 질투, 욕망 등이 있지 않나. 그 대사에 그 회한이 담겨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 안에서도 큰 대사였기 때문에 영화를 선택하게 한 대사라서 큰 의미를 부여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촬영 전까지 잠을 잘 못잤다. 긴장되고 떨렸다. 촬영날 너무 부담됐는지 잘 안되더라"고 당시 느낀 아쉬움을 고백했다.

한 대사를 위해 4개월을 달려왔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는 연기에 속이 상했던 한효주는 "잘해내지 못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는 마음이 들어 잠시 쉬는 시간을 달라고 하고 화장실 제일 끝 칸에 들어갔다"며 "평소 하나님을 잘 안 찾는데, 간절하게 하나님에게 기도했다. '몇시간만은 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느끼게 해달라'고, '부탁드린다'고 기도하고 촬영을 끝냈다"고 촬영 비하인드스토리를 전했다.

당시의 마음을 "연기하며 처음 느낀 감정인 것 같다"고 돌이킨 한효주는 "소율이라는 여자가 그 때만은 가깝게 살아있다고 느낀 것 같다"며 "실제 인물이 내 옆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촬영 후에는 후련하기도 했고 여러 감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해어화'는 오는 13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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