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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마운드 위에 선 황덕균 "절실한 마음 부족했었다"


돌고 돌아 넥센 유니폼 입고 재기, 1군 롱런 기회 잡을까

[류한준기자] 2016 KBO리그 개막을 앞두고 마지막 모의고사가 열린다. 8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시범경기가 시작된다.

10개 구단은 오프시즌 동안 스프링캠프 등을 통해 시즌 준비를 해왔다. 겨우내 흘린 땀방울이 봄과 여름, 가을을 거쳐 풍성한 결과로 나타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각 팀들은 오프시즌 동안 전력의 부침이 있었다. 팀을 떠난 선수가 있으면 또 다른 기회를 찾아 새로운 둥지를 찾은 선수도 있기 마련이다.

넥센 히어로즈 투수 황덕균도 새 둥지를 찾은 선수 중 하나다.

황덕균은 KBO리그에서 대표적으로 '사연'이 많은 선수다. 그는 프로 생활을 시작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지난 2002년 신인 2차지명 4라운드로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연차만 놓고 놓고 본다면 이미 산전수전을 다 겪은 노련한 베테랑 투수가 됐어야 한다. 그러나 황덕균은 그렇지 않다.

아직까지 1군 무대에서 공을 던진 적이 없다. 2004년 두산에서 방출당한 뒤 사회인야구에서 공을 던졌다. 선수에 대한 미련과 꿈을 포기하지 않고 일본 독립리그에도 적을 뒀다. 서울 해치 소속으로 뛰고 있던 2012년 다시 KBO리그 등록 선수가 될 기회가 찾아왔다.

당시 제9구단으로 창단한 NC 다이노스의 부름을 받았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가운데 황덕균에게 1군 진입의 기회가 오는가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바라던 결과는 찾아오지 않았다.

황덕균은 다시 10구단 kt 위즈 유니폼을 입었다. NC에서 방출됐지만 기회를 또 얻었다. 하지만 kt에서도 1군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다.

그대로 선수 생활을 접는가 했다. 그런 황덕균에게 손을 내민 팀이 있었다. 넥센이었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이다." 황덕균은 넥센과 계약하던 날을 잊을 수 없다. 앞서 두산, NC, kt 때와는 또 달랐다. 그는 "다시 뛸 수 있고 동료들과 함께 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힘써준 염경엽 감독님과 이장석 구단 대표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황덕균은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넥센 스프링캠프에서 참가해 낙마하지 않고 훈련을 소화했다. 오키나와에서 치른 연습경기에서는 세 차례 등판했다.

3이닝 동안 58구를 던지며 17타자를 상대했다. 많은 이닝을 던진 건 아니지만 그에게는 너무나 절실했던 등판이었다. 5피안타(1홈런) 6실점(4자책점) 평균자책점 12.00으로 기록은 나쁘다. 그러나 자책은 하지 않는다. 확실한 눈도장을 찍지 못했지만 스프링캠프 일정을 모두 소화한 부분에 의미를 둔다.

그는 "그동안 마운드에서 너무 급하게 던졌다"며 "주변에서도 가장 큰 단점이라고 했다. 나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이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되도록 천천히'가 황덕균이 가슴에 새긴 말이다.

그는 스스로의 장점도 꼽았디. "다양한 변화구와 컨트롤"이라며 "충분히 자신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군 멤버가 될 지, 보직이 무엇인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물론 시범경기에서 좀 더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여야 개막전 로스터에 드는 것 뿐 아니라 그토록 바라던 1군 마운드 데뷔의 꿈을 이룰 수 있다. 황덕균은 "퓨처스(2군)보다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고 싶은 건 당연하다"고 했다.

1군에서 뛰게 된다면 중간계투가 유력하다. 넥센은 올 시즌 마운드에서 허리 역할을 해줄 선수들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동안 팀의 '필승조'를 맡아 든든하게 불펜을 지켰던 조상우와 한현희가 모두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기존 중간계투진 중 한 명이 4, 5선발 중 한 자리로 가야 한다. 이런 가운데 황덕균과 같은 새얼굴들이 힘을 보태고 자리를 잡아준다면 넥센에게는 희소식이 될 수 있다.

황덕균은 더이상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 한다. 그는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절실한 마음이 많이 부족했다"며 "어렸을 때는 무엇이든 내 마음, 내 뜻대로 될 줄 알았다. 프로의 벽이 높은 줄 모르고 너무 쉽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다르다.

그는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하고 싶다"고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넥센 유니폼을 입을 때까지 힘이 돼준 동료들에게 빚을 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황덕균은 "동료였던 고영민(두산)이 현장 복귀를 권유했다"며 "지금까지 운동선수로 이끌어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그만하자'고 마음먹었을 때 힘이 돼준 이에게도 보란 듯이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 황덕균의 현재 마음이다.

한편, 넥센은 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시범경기 일정을 시작한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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