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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18년차…홍성흔의 마지막 승부


4년 계약 마지막 해…체중 대폭 감량 '승부수'

[김형태기자] 이를 악 물었다. 그렇지 않아도 긴 턱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4년 계약의 마지막 해. 더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마지막 승부수를 던져야 할 때다.

18번째 프로 시즌을 맞는 홍성흔(40, 두산)은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한 심정이다. 올해 뭔가 보여주지 못하면 뒤는 없다는 '배수의 진'을 쳤다. 어느덧 불혹을 맞은 나이,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 틈에서 자신의 입지를 되찾아야 한다. 이를 악 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위기감이 온 몸을 휘감는다. 2014년 124경기에서 타율 3할1푼5리 20홈런 82타점을 기록한 뒤 지난 시즌 93경기 출장에 그쳤다. 소속팀 두산은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의 영광을 누렸지만 홍성흔 개인으로선 고개를 숙이고 싶은 한 해였다. 시즌 초반부터 성적은 추락했고, 중반 이후에는 2군을 갔다오는 등 사실상 주전에서 배제된 듯한 분위기였다.

언제부터인가 말수도 부쩍 줄어들었다. '성적이 안 나오는 선수가 말만 많다'는 얘기가 부담스러운지 경기 전후 굳은 표정으로 배트만 휘둘렀다.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한 해를 마친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올 시즌을 준비 중이다. 가장 뚜렷한 변화는 외형에서 목격된다. 그는 무려 7㎏를 감량했다. 배트 스피드를 살리려는 승부수다. 김태형 감독의 권유가 결정적이었다. 그간 육중한 근육질 몸으로 힘차게 휘두르는 스윙이 상징처럼 여겨진 홍성흔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공과 배트가 따로 놀기 시작했다. 호쾌하게 휘두른 방망이가 투수가 던진 공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다. 컨택트 능력이 떨어지면서 장타의 비율도 줄어드는 악순환이 거듭됐다. 덩달아 자신감도 조금씩 줄어들었다.

큰 폭의 체중감량은 다시 살아나기 위한 몸부림이다. 몸이 가벼워면 스윙에 속도가 붙기 마련이고, 한때 그의 장기였던 정교한 타격도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성흔은 "비시즌에 돌입하면서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감독님의 권유도 있었지만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며 "이제는 주전을 장담할 수 없는 위치다. 경기에 나가려면 나부터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102㎏를 유지하던 체중이 95㎏까지 내려갔다.

지난 2012년 11월 4년 31억원에 롯데 자이언츠에서 친정팀 두산으로 복귀한 그는 사실상 올 시즌을 재기의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철저히 실력 위주로 선수들을 기용한다. 올 시즌 뭔가 보여주지 못하면 유니폼을 벗을 각오로 지독하게 훈련하고 있다.

요즘 홍성흔은 TV에서 가끔 얼굴을 볼 수 있다. 비시즌인 이유도 있지만 스포츠 프로그램이 아닌 아이들이 나오는 연예프로그램에 부모로 얼굴을 내비치고 있다. 점점 인지도를 높여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흐뭇하지만 아직은 '선수 홍성흔'으로 좀 더 각인되고 싶은 게 그의 속마음이다.

통산 2천안타(2036개), 200홈런(208개), 3천루타(3005개)에 1천타점(1115개)을 모두 기록했다. 선수로서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쥐었다. 이룰 건 다 이룬 그이지만 이대로 물러서기엔 아쉬움이 크다. '마지막 불꽃'을 화려하게 태우려는 홍성흔이 독기를 품고 2016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조이뉴스24 미야자키(일본)=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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