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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만큼 큰 배꼽…오승환·마에다, '판박이 계약' 왜?


보장금액·인센티브 50-50…'亞 투수 리스크 방지' 새 트렌드

[김형태기자] 뚜껑을 연 결과 오승환(34,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계약 조건에서 연상되는 선수가 있다. 역시 이번 겨울 일본 무대를 떠나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마에다 겐타(28, LA 다저스)다.

마에다는 당초 8년 1억620만달러에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보장금액은 8년 2천500만달러로 드러났다. 연평균 300만달러가 조금 넘는 수준이다.

오승환의 에이전트인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대표는 전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자리에서 오승환이 최대 2년 계약에 총액 1천100만달러를 받는다고 밝혔다. 이는 세인트루이스가 보유한 2017년 팀옵션에 각종 인센티브를 모두 따냈을 때 확보 가능한 금액이다. 미국 현지에선 오승환의 보장금액은 팀옵션을 행사한다고 가정할 경우 2년간 500만달러라는 보도가 나왔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500만달러보다는 조금 많다. 50-5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보너스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그는 "어렵지 않게 따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다만 "구단과 합의 하에 구체적인 조건을 공개하지 못하는 점을 양해 바란다"고 덧붙였다.

계약기간에 큰 차이가 있지만 오승환과 마에다 모두 불확실한 보너스가 가득한 계약서에 사인한 것이다. 보통 일정 수준에 오른 빅리그 선수는 보장금액의 10% 정도를 보너스로 명시하는 게 관례다. 오승환과 마에다는 어떻게 보면 '배보다 배꼽이 큰' 계약서를 받아든 셈이다.

이들은 각각 마무리와 선발투수로 일본 무대에서 정상급 위치에 오른 선수들이다. 과거 마쓰자카 다이스케(소프트뱅크·전 보스턴), 다르빗슈 유(텍사스),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가 일본야구를 평정하고 연평균 1천만달러 안팎의 거액 보장금액을 받아낸 것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아시아 출신 투수들에 대한 '리스크'를 빅리그 구단들이 인지하고 '안전장치' 마련에 주력하는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는 듯하다. 포스팅금액 포함 총액 1억달러 수준의 계약을 끌어낸 마쓰자카는 계약 기간 내내 기대했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지난 2012년부터 2년간 리그 최상급 우완투수로 자리매김한 다르빗슈는 팔꿈치 통증으로 지난 2014년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데뷔 첫해 리그 최고 투수로까지 여겨진 다나카 또한 지난해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은 뒤 복귀했으나 예전의 위력을 되찾지 못한 상태다.

물론 오승환을 이들과 나란히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20대 중후반 한창나이에 미국에 진출한 일본 선수들과 달리 오승환은 이미 30대 중반을 맞았다. 보직도 선발이 아닌 오른손 셋업맨이 유력하다. 단년계약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중간계투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여전히 '박봉'에 시달리는 보직이다.

김 대표는 구체적인 팀명은 밝히지 않았지만 "오승환 영입을 위해 달려든 팀이 5∼6개가 된다"고 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없지만 강등되더라도 보장금액은 모두 받는 'ML 계약'이란 점도 강조했다. 그는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구단이 세인트루이스였고, 구단 분위기와 구장 환경 등도 모두 고려했다. 일본에서 오승환이 홈런으로 실점하는 경우가 몇 번 있었는데,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은 이런 점에서 오승환에게 적합한 구장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아시아권 선수와 인연이 별로 없는 팀이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오승환이 발을 내딛었다. 김 대표는 "이 팀은 워낙 구성원들의 화합을 강조하는 팀이다. 프런트는 물론 코칭스태프도 선수들을 배려하고 편하게 해주려 노력하는 인상을 받았다"며 "오승환이 안착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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