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잊지 말아요' 정우성 "난 엄격한 제작자였다"(인터뷰)

[권혜림기자] 배우 정우성이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를 통해 제작자로서 현장을 누빈 경험을 떠올렸다.

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감독 이윤정, 제작 (주)더블유팩토리)의 개봉을 앞둔 배우 정우성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는 교통사고 후, 10년 간의 기억을 잃어버린 채 깨어난 석원(정우성 분)과 그 앞에 나타난 비밀스러운 여자 진영(김하늘 분), 지워진 기억보다 소중한 두 사람의 새로운 사랑을 그린 감성 멜로다

영화를 연출한 이윤정 감독은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스크립터 시절 정우성과 인연을 맺었다. 이 감독의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동명 단편을 인상깊게 본 정우성은 직접 이 단편을 모티프로 한 장편 영화를 제작하고 주연까지 맡기에 나섰다.

주연 배우이자 제작자로서 현장을 누빈 정우성은 자신의 모습을 "엄격한 제작자였다"고 돌이켰다. 그는 "(신인 감독의) 실수를 다 받아줄 수만은 없었다"며 "하지만 밸런스를 잡아야 했다. 감정적으로 치우쳐선 안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찌보면 개인적인 의미를 부여하면서 시작된 프로제트지만 현장에서 '레디, 액션'이 시작되면 프로에 입문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관계, 좋은 선배로만 자리할 수는 없다. 그러면 망가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우성은 '그건 아마추어처럼, 그냥 노는 것"이라며 "프로로서 현장에서 순간 순간의 선택을 하며 어떤 시간의 여유도 주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야 했다. 말로 할 필요도 없고 현장이 돌아가는 패턴을 그대로 느끼게 해야 했다"고 답했다.

그는 영화와 관련한 공식 석상에서 '여자 영화가 없다'는 충무로의 한탄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김하늘이 연기한 여자 캐릭터 진영 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영화를 이끄는 인물이 석원이 아닌 진영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진영의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정우성은 "후배들과 영화인으로서 영화의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있다. 실질적으로 여배우들 대비, 남배우들은 선택 폭이 굉장히 넓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여배우가 얼마나 중요한가. 멜로 장르는 누구나 다 원한다. 사랑 이야기를 우리가 얼마나 욕구하나. 남배우로도 근사한 멜로에 나오고 싶을 것"이라며 "이 영화가 그런 문제점을 지적하는, 그런 해답으로 나온 것은 아니지만 어쩌다보니 그런 문제점을 짚을 수 있는 요소가 있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정우성은 "'여배우 영화가 없다'고 하지만 그건 영화계가 이야기해선 안된다"며 "영화계는 그 현실을 직시하고 깰 노력을 해야 한다. 그건 선배들이 해야 할 일이다. 배우 스스로 해야 할 노력이고, 특히 선배 배우들이 그래야 한다"고 알렸다.

"사실 선배의 입장에서 영화 후배들과 작업하면서, 모자란 부분을 채운다는 입장으로 임해왔다"고 말을 이어 간 정우성은 "영화 홍보 중 제작자로서 나의 타이틀이 노출되니 그 타이틀에 맞게 좋은 제작자였나 스스로에 던진 질문이 많았다"고도 말했다.

한편 영화는 오는 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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