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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라는 벽'과 마주한 홍명보, 그의 새 도전


中 항저우 지휘봉, 첫 프로팀-낯선 슈퍼리그 적응 등 할 일 태산

[이성필기자] 조용히 재기를 모색했던 홍명보(46) 감독의 선택은 중국 슈퍼리그, 그 중에서도 자신이 충분히 이해 가능한 팀이었다.

홍 감독은 17일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홍명보 장학재단을 통해 중국의 항저우 그린타운과 2년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2017년 12월까지 항저우를 지휘한다.

재단 측은 항저우에 대해 '재정이 넉넉하거나 경쟁력이 있는 (유명) 선수가 있는 클럽으로 구성된 팀이지만 중국 내 어느 구단보다도 각 연령별 중국대표팀 선수를 많이 배출할 정도로 유스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확실한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쉽게 선택을 하지 않는 홍 감독의 특징과 명분이 완벽하게 섞였다. 항저우는 올 시즌 11위로 강등권인 15위 귀저우 런허에 승점 4점 앞서 겨우 강등을 면했다. 공격력은 리그 꼴찌였다. 12위(2014, 2013년), 13위(2012년), 8위(2011년) 등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그야말로 홍 감독이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구단이다. 사람이 재산이라는 말이 딱 맞는 셈이다. 홍 감독도 "항저우 구단이 원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했다.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선수들의 성장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미래를 보고 움직이겠다는 뜻을 전했다.

고심 끝에 내린 선택이지만 홍 감독 앞에는 어려운 과제들이 놓여 있다. 우선 홍 감독은 각급 연령별 대표팀 경험을 해봤지만, 프로팀은 처음이다. 2006 독일월드컵을 통해 A대표팀 코치로 데뷔했고 2009 20세 이하(U-20) 월드컵 감독으로 연령별대표팀과 인연을 맺었다. 이를 바탕으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 런던 올림픽, 2014 브라질월드컵 등 U-20, 23세 이하(U-23), A대표팀까지 맡아봤다.

하지만 프로는 새로운 도전이다. 프로팀과 대표팀의 호흡은 전혀 다르다. 프로팀은 시즌 시작 전 전지훈련이 한 해 농사의 절반을 좌우한다. 이후 정규리그라는 긴 호흡으로 팀이 만들어진다. 반면 대표팀은 단기 토너먼트 대회 참가와 훈련 등으로 최종 목표 대회에 나서는 인내가 필요하다.

굳이 따진다면 홍 감독은 2013년 1월 러시아 안지 마하치칼라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은 경험이 있다. 당시 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다소 부족한 게 사실이다.

현역 시절 포항 스틸러스는 물론 일본 J리그 가시와 레이솔, 벨마레 히라츠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갤력시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프로팀 운영을 어느 정도는 안다고 하지만 지도자 입장과는 분명 다르다.

중국 슈퍼리그 역시 홍 감독이 처음 경험하는 리그다. 슈퍼리그는 최근 구단마다 투자가 쇄도하면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대신 자본의 유입이 커지면서 구단주의 입김도 강해졌다. 홍 감독은 낯선 선수단은 물론 외부 세력과도 싸워야 한다.

계약 과정에서 홍 감독은 구단주 쑹웨이핑과의 면담을 통해 독소조항 삭제에 주력했다. 충분히 자신에게 시간을 달라는 의지였다. 일단 원하는 것을 관철하면서 팀을 만들 시간을 벌었다. 축구 열기가 뜨거운 슈퍼리그에서 경험하게 된 낯선 상황, 홍 감독의 앞날에 시선이 집중된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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