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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져 돌아오겠다'는 대전, 또 갈아 엎겠다고?


사장-감독 강등 책임지라는 여론 솔솔, 교체만이 능사 아냐

[이성필기자] 한겨울이 오기도 전에 K리그 시도민구단들이 시끄럽다. 매년 반복되는 상황이지만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구조적인 한계가 계속된다는 점에서 구성원들의 고민이 깊다.

대표적인 시민구단 대전 시티즌은 37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에 패하며 한 시즌 만에 챌린지(2부리그)로 재강등됐다. 대전은 최문식 감독이 지난 5월 경질된 조진호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았지만 짧은 시간 팀을 정상 궤도로 되돌려 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전은 클래식으로 복귀할 당시부터 험난한 길이 예정되어 있었다. 김세환 전 사장이 정치적인 이유로 표면적으로는 사임, 이면으로는 경질되면서 모든 것이 꼬여갔다. 선수단도 챌린지 시절의 조직력을 이어가지 못하고 물갈이에만 집중하느라 일체감이 없었다.

클래식 승격의 주역이었던 득점기계 아드리아노(현 FC서울)를 붙잡는데 역량을 집중하느라 다른 포지션 보강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 설상가상, 아드리아노는 비자 문제로 일본 동계훈련에도 끼지 못했다. 단순히 '살아 남겠다'는 식의 전력 보강에 열을 올린 부정적인 결과였다.

선수단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전득배 사장은 선수선발위원회를 해체하고 사무국장제 부활 등으로 잡음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구단 직원들은 노조를 만들어 대응하는 등 소모전의 연속이었다.

결과적으로 선수단과 프런트가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최문식 감독이 원하는 축구는 실현되지 못했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식 빠른 패싱 축구를 해보겠다는 것은 최 감독의 구상에만 그쳤다.

시즌이 끝나고 챌린지로 다시 강등되자 대전의 구태는 반복될 조짐이다. 대전 구단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강등이 됐으니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이 파다하다. 전득배 사장이든 최문식 감독이든 누군가는 물러나는 것으로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의 말대로 대전은 시즌이 종료되기 전부터 새 사장, 새 감독 자리를 누가 원한다고 하더라는 뻔한 이야기들이 다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당장 현시점부터 내년 시즌을 준비해 팀 체질을 강화하고 재승격을 바라야 하는 상황에서 팀이 흔들릴 수 있는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전 사장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김세환 사장이 중도 사임하면서 잔여 임기를 메우는 것이다. 구단과 2년 6개월 계약을 맺은 최문식 감독은 정신없이 6개월을 보냈지만 자신의 스타일을 팀에 녹일 시간 자체가 부족했다.

이런 상황에서 또 한 번 팀을 갈아 엎으라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전 관계자는 "구단의 연속성이 가장 중요하다. 전 사장도 이제야 축구단의 업무 특성을 이해하고 있고 최 감독도 자신이 책임을 지고 선수단을 제대로 이끌어 보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 그런데 또 (사장이나 감독을) 바꾸라면 구단 운영이 제대로 될까 싶다. 결국, 힘없는 구단 프런트만 살생부에 오르게 될 것이다"라며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모든 것은 대전시와 구단 이사회의 의지에 달렸다. 대전은 18년 구단 역사를 통틀어 사장 평균 재임 기간이 1년 5개월 안팎이다. 조급함에 사로잡혀 감독을 경질하는 경우도 잦았다.

최 감독의 다음 시즌 선수단 구상은 이미 끝났다. 전 사장도 최 감독에게 충분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대전은 이미 지난 2013년 강등 당시 소통 부재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경험이 있다. 강등됐다고 무조건 누군가 책임지고 또 구단을 갈아 엎어야 할까. 그런 식의 구단 운영이 팀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대전은 과거 경험을 통해 분명히 알고 있다. 다시 승격을 위해 올인해야 하는 대전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된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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