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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김광국 "이승현 형과 사이 좋아요"


백업 세터로 조커 노릇 톡톡 '제 임무에 충실해야죠' 강조

[류한준기자] 코트가 아닌 웜업존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흔들리는 일 없을 것 같았던 주전에서 백업으로 자리가 바뀌었다.

이렇게 되면 보통 자신의 자리를 차지한 선수와 동료라고 해도 관계가 소원해질 수 있다. 남자프로배구 우리카드 세터 김광국은 올 시즌 부침이 있다. 팀의 주전세터였지만 시즌 개막 후 초반 3경기를 치른 뒤부터 역할이 변했다.

토스가 흔들리고 경기 운영 능력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그런 김광국에게 '충격 요법'도 사용했다. 공식 인터뷰를 통한 질책이 대표적이다.

결국 우리카드의 주전 세터가 바뀌었다. 당초 김광국을 보조하는 위치였던 이승현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이승현이 코트에 먼저 나선 경기에서 우리카드는 승리를 거뒀다. 김광국의 입지가 더 좁아지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김광국도 가만히 앉아 있지 않았다. 24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홈경기에서 김광국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우리카드는 KB손해보험에게 1세트를 먼저 내줬다. 상대에게 기선제압을 당한 것. 특히 공격 실마리를 풀어줘야 할 이승현과 최홍석이 부진했다. 2세트도 우리카드 입장에서 볼 때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상대에게 끌려가는 경기를 하자 김상우 감독은 세터를 교체했다. 김광국이 이승현을 대신해 코트로 들어갔다. 그런데 그 때부터 반전이 일어났다. 우리카드가 맹추격을 시작했고 세트 후반 기어코 따라잡더니 2세트를 따냈다.

승부처가 된 2세트를 가져간 우리카드는 여세를 몰아 3, 4세트를 내리 따내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김광국은 수훈선수로 선정됐고 경기 후 공식 인터뷰 자리에도 나왔다. 그는 "정말 오랜만에 취재진 앞에 선다"고 웃었다. 백업 세터로 역할이 바뀐 부분에 대해 "그 전에는 잘 몰랐지만 주로 팀이 잘 안풀릴 때 코트에 들어가는 게 더 힘들더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김광국은 "시즌 시작과 함께 감이 많이 떨어졌다"며 "자신감이 떨어지다 보니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고 슬럼프 원인에 대해 말했다. 해결방법은 간단하면서도 어렵다. 그는 "감독님께서도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반복 연습밖에 길이 없다"고 했다. 팀 연습이 모두 끝난 뒤에도 김광국은 코트에 남아 토스 훈련을 더 했다. 이 부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현재 자신이 맡고 있는 역할에 대해 "힘든 부분도 분명히 있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며 "먼저 코트에 나서는 (이)승현이 형이 더 낫기 때문"이라고 현실을 인정했다. 두 선수는 우리카드의 전신인 우리캐피탈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었다. 입단은 이승현이 김광국보다 1년 빠르다.

이승현은 2008-09시즌 신인 드래프트(4라운드 8순위), 김광국은 2009-10시즌 신인 드래프트(1라운드 3순위)를 통해 같은 팀 유니폼을 입었다. 김광국은 "입단 초기에는 승현이 형과 함께 코트에 나오는 시간이 적었다"고 웃었다. 2009-10시즌 팀의 주전 세터가 블라도 페트코비치(세르비아)였기 때문이다. 백업의 처지를 그래서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이승현은 김광국에게 경쟁상대다. 하지만 팀 동료로서 서로 도움이 되는 부분이 더 크다. 김광국은 "승현이 형과 평소에도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고 했다. 그는 "주로 토스와 공격 배분 등에 대해 말을 한다"며 "승현이 형은 나보다 토스가 좀 더 빠른 장점이 있다"고 웃었다.

김광국은 올 시즌 종료 후 팀을 떠난다. 병역의무를 위해 군에 입대할 예정이다. 그래서 매경기가 소중하다. 그는 "승현이 형이 주전으로 나서고 내가 뒤를 받쳐도 좋다"며 "팀이 승리를 거둔다면 어떤 자리에서 뛰어도 괜찮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카드는 이날 KB손해보험을 꺾고 시즌 4승째(8패)를 올렸다. 지난 시즌 거둔 승수(3승)를 넘어섰고 올 시즌 순위경쟁에서 일단 중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조이뉴스24 장충체육관=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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