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의 특급 캐스팅 비하인드(인터뷰)


"조승우, 세 번 거절했지만 '꼭 해야 한다'며 설득'

[권혜림기자] 영화 '내부자들'을 향한 영화계 안팎의 시선은 촬영이 시작되기 이전부터 뜨거웠다. 이병헌과 조승우, 백윤식이라는 굵직한 주연진이 한데 뭉친 그림은 상상만으로도 높은 기대를 낳았다. 매 작품 날카로운 메시지를 담았던 작가 윤태호의 웹툰을 원안으로 한 것도 영화에 대한 관심에 묵직한 무게를 실었다.

'내부자들'(감독 우민호, 제작 (유)내부자들 문화전문회사)은 '파괴된 사나이'와 '간첩'을 선보였던 우민호 감독의 신작이다.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드라마다. 지난 18일 전야 개봉만으로도 9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신호탄을 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감안하면 더욱 고무적인 기록이다.

극 중 백윤식은 국내 유력 보수지 정치부 부장을 거친 현역 최고의 논설 주간 위원 이강희 역을, 조승우는 빽도 족보도 없이 근성 하나 믿고 조직에서 버텨온 무족보 열혈 검사 우장훈 역을 맡았다. 이병헌과 조승우의 첫 연기 호흡은 '불꽃이 튄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만큼의 시너지로 이어졌다. 현역 최고의 논설 주간 위원 이강희 역을 연기한 백윤식의 연기 역시 매 장면 빛이 났다.

이토록 화려한 배우들을 한데 모은 감독의 캐스팅 뒷이야기가 궁금했다. 그에 앞서, 이병헌과 조승우, 백윤식을 곁에 두고 기대만 못한 영화를 만들게 될까봐 부담을 느끼진 않았는지부터 물었다. 우민호 감독은 "인생 뭐 있나, 박력 있게 임했다"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어보였다.

"배우도 스태프들도 다 프로라서, 각자 할 일들을 정확히 해냈어요. 그 힘들이 시너지가 돼서 현장 분위기가 좋았죠. 배우들 사이의 호흡도 좋았고요. 배우들이 서로 튀어보겠다고 나서지 않고 작품 안에서 조화롭게 연기를 해냈어요. 조승우, 이병헌은 이 작품을 통해 너무 친해졌고요."

캐스팅 과정에서 우 감독은 한국과 할리우드를 오가며 활약 중인 이병헌을 안상구 역의 적임자로 떠올렸다. 바쁜 촬영 일정을 소화하고 있을 것이 뻔했지만, 감독은 우선 시나리오부터 건네 보기로 마음 먹었다. 그는 "안상구 역을 쓰고 나서 배우를 생각했는데, 과거 조직폭력배 캐릭터를 잘 했던 배우들도 많지만 그들이 이 배역을 다시 맡는다면 큰 재미가 없을 것 같더라"고 당시를 돌이켰다.

"고민하던 중 이병헌이 떠올랐어요. '과연 이걸 할까?' 싶었던 동시에, '한다면 이건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대중에게도 멋진 선물이 될 것이라 봤어요. '광해, 왕이 된 남자' 이후 이병헌의 주가가 엄청나게 올라간 상황이었고, 할리우드 스케줄로도 굉장히 바빠 캐스팅이 어려울 것 같았지만 너무 뜻밖에도 3일 만에 만나자는 연락이 왔죠."

예상 밖, 이병헌이 안상구 역을 수락하면서 감독은 캐스팅에 더욱 힘을 받았다. 보다 '박력 있게' 캐스팅에 나섰지만 우장훈 역 조승우에게 확신을 주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조승우는 '내부자들'의 출연을 세 차례나 거절했다.

"우장훈 검사는 원작에 없는 배역이잖아요.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조승우라는 배우를 붙이고 싶었어요. 너무 잘 할 것이란 확신이 있었거든요. 굳이 우 씨로 배역명을 붙인 것은 제 성씨가 '우'이기 때문이기도 해요. 저돌적이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제 모습도 담겨있거든요. 제가 큰 애정을 준 캐릭터죠. 세 번 다 '끝까지 해야한다'며 붙잡고 설득했어요."

조승우가 출연을 결심한 데에는 그가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던 배우 이병헌의 존재감이 큰 몫을 했다. 우민호 감독은 "조승우는 배우가 되기 전부터 이병헌과 연기를 해 보고 싶었다고 하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극 중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논설주간 이강희는 대한민국 정재계 사건들의 판도를 계획하는 인물이다. 영화 '타짜'와 '그 때 그 사람들' '돈의 맛' 등 굵직한 작품에서 카리스마를 자랑했던 백윤식은 이강희 역에 꼭 들어맞는 배우였다.

우민호 감독은 "처음부터 가장 원작에 가까운 이미지였다"며 "대한민국에서 백윤식을 빼 놓고 이강희를 연기할 만한 배우가 누가 있겠냐"며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범접할 수 없는 내공의 힘이 느껴지는 배우"라며 "사실 제가 '이 배우는 어떻다'라고 평하는 것조차 건방지게 느껴질 만한 대 선배님 아니겠나"라고 백윤식을 추켜세웠다.

드라마와 영화를 막론하고, 이미 원작이 있는 작품을 연출하는 데엔 아예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내는 것 못지 않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원작과 똑같이 만들 수도, 완전히 새롭게 바꿔낼 수도 없는 딜레마 역시 존재한다. 우민호 감독은 "가져올 것은 가져오고 버릴 것은 버리는 데 집중했다"며 "원작이 현실 정치의 것들을 가져왔다면 영화는 과감하게 '관객이 이 작품을 보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내부자들'의 스토리는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고, 흔히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에요. 뉴스만 틀어도 나오는 이야기들이니까요. 익히 아는 이야기를 극장에 가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확인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 봐요. 베이스는 현실 고발인데 되도록 영화적인 느낌, 범죄 영화와 느와르 영화의 느낌을 강화했죠. 개인들의 대결에 집중했으니 그런 면에서 보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뉴스에서 본 것보다 한 발짝 더 실체를 보는 재미가 있겠죠."

한편 '내부자들'은 지난 18일 전야개봉에 이어 19일 정식 개봉해 더 많은 관객을 만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의 특급 캐스팅 비하인드(인터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