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박보영이 그린 청춘의 얼굴(인터뷰)

[권혜림기자] 이번엔 연예부 수습 기자다. 늘 풀이 죽어있던 소심한 주방 보조 나봉선(tvN '오 나의 귀신님'), 생선인간의 실체를 알리며 마녀사냥의 대상이 된 주진(영화 ' 돌연변이')에 이어 배우 박보영이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에서 또 한 번 또래 청춘의 얼굴을 그려냈다.

1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감독 정기훈, 제작 반짝반짝영화사)의 개봉을 앞둔 배우 박보영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는 스포츠지 연예부 수습 기자로 사회 첫 발을 내디딘 신입 도라희(박보영 분)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상사 하재관(정재영 분)을 만나 사회 생활의 거대한 벽에 온몸으로 부딪히는 이야기다. '애자' '반창꼬' 등을 연출한 정기훈 감독의 신작이다.

'과속 스캔들' '늑대소년' '피끓는 청춘' 등을 통해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박보영은 명문대 출신의 빵빵한 스펙을 갖추었지만 현실은 취업준비생, 가까스로 수습 딱지와 함께 사회 생활을 시작하게 된 열정과 패기의 새내기 기자 도라희 역을 맡았다.

박보영은 최근작 영화 '돌연변이'와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 이어 이번에도 현실적인 청춘의 얼굴을 연기하게 됐다. 앞서 쌓아 온 사랑스러운 '국민 여동생'의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의도인지, 이미지 일탈에 대한 강박이 있는 것은 아닌지 묻는 질문에 박보영은 "작품 선택 기준의 연장선상에 있는 이야기인데, (배우로서) 한 쪽으로 커지고 싶진 않고 조금 느려도 동글게 커지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런 것, 저런 것을 건드려보려는 생각이 있다"며 "'어머, 이런 것도 안 해봤는데, 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 들 때 주변에서 '네게 이런 면이 조금 있는 것 같아'라는 답을 받으면 다짐하고 결정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내 이미지가 굳어지면 어떡할지에 대한 생각을 너무 깊게 하진 않지만 굳어진다고 해서 좋은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고 답을 이어 간 박보영은 "최대한 '이런 모습도 저런 모습도 있어요'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일반 직장 생활을 해보지 않은 박보영이지만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 혹은 자신의 데뷔 시절을 떠올리며 도라희의 얼굴을 그려낼 수 있었다. 박보영은 "일반 직장 생활을 해 보진 않았지만 사회생활을 했으니 최대한 거기서 공통점, 공감대를 찾으려 했다"며 "사회 초년생 친구들이 말하던 것들이 제가 신인 때 겪던 것과 비슷한게 많더라"고 알렸다.

이어 "페이도 신인이니 작게 받고, 출연에 의의를 두고, 나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뒀던 때가 있다. 신인이니 참고 견디는 것들이 있었는데 친구들은 신입이니 버티고 참아야 하는 면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덧붙인 박보영은 "그런 면에서 공감대를 찾아 제가 겪었던 감정을 최대한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한 "아무래도 직장인의 삶을 겪어보지 못했으니 친구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영화를 하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이것 때문에 조언을 구했다기보다, 전부터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친구들을 만나면 늘 (직장 생활의 힘듦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고 답했다.

친구들의 고민을 직접 겪을 순 없지만 조언을 하면서도 속이 상했다는 박보영은 "제가 해줄 수 있는 말이라는 게 ;왜 너같은 보석을 못 알아볼까?' '다음에 더 좋은 곳에 가려는 것일거야'라는 말 뿐이더라"며 "영화 속 라희처럼 왜 이렇게 열정을 가진 친구를 회사에서 못 알아줄까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돌이켰다.

배우 외 다른 직업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지금 직업이 너무 행복하다"고 고민 없이 웃으며 답했다. 그는 "전에 진지하게 생각해 봤었다"며 "이것 말고 잘 하는 것이 있는지는 둘째 치고, 이 외에 흥미가 뭔지도 잘 모르겠더라. 이 일을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박보영은 "이 직업의 매력은 작품을 만날 때마다 다른 일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을 마무리했다.

영화에는 정재영, 박보영 외에도 진경, 류덕환, 오달수, 배성우, 류현경, 윤균상 등이 출연한다. 오는 2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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