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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토털배구'는 진행형


우리카드전에서 포지션 실험? 레프트 임동규 세터로 뛰어

[류한준기자] 현대캐피탈은 지난 10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맞대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졌다. 그런데 이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은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을 두 차례나 선보였다.

#1

세트스코어 1-1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던 3세트. 현대캐피탈이 13-16으로 우리카드에게 끌려가고 있던 상황, 최태웅 감독은 선수교체를 지시했다.

세터 이승원이 코트에서 나왔다. 그를 대신해 들어간 선수는 레프트 임동규였다. 임동규는 코트에서 세터 역할을 맡았다.

결과적으로 임동규 투입은 성공했다. 현대캐피탈은 3점 차를 따라잡고 16-16을 만들었다. 이승원은 동점이 되자 다시 코트에 들어갔다.

임동규는 세트를 기록하진 않았지만 세터 위치에서 뛰었다. '포지션 파괴'라고도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최 감독의 고민이 담겨있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이승원, 노재욱 외에 제3의 세터가 없다. 남자 7개 구단 중 세터가 2명인 팀은 현대캐피탈과 KB 손해보험뿐이다.

현대캐피탈은 노재욱이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앞으로 적어도 3주 정도는 코트에 나서지 못한다. 만약 이승원이 부상을 당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경우 이를 대체할 마땅한 자원이 없다. 현대캐피탈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임동규는 팀 훈련에서 종종 세터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감독이 추구하는 스피드배구에서는 센터나 라이트 공격수라도 상황에 따라 2단 연결을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최 감독도 선수들에게 이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승원, 노재욱이 모두 뛰지 못하게 될 경우 세터 자리를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 하는 문제는 여전하다.

#2

세트스코어 2-2로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맞은 최종 5세트. 승부를 결정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어느 팀이나 '해결사'를 활용한다. 보통 팀에서 주포를 맡고 있는 외국인선수가 이 임무를 맡는다.

그런데 최 감독은 5세트에 들어가기 전 이승원에게 "오레올(쿠바)과 문성민에게 토스를 몰아주지 말라"고 했다. 최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공식 인터뷰에서 "직접 그렇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에서 좌우쌍포를 맡고 있는 오레올과 문성민은 5세트에서 각각 공격점유율 21.1%(오레올) 36.8%(문성민)를 나타냈다. 우리카드 세터 이승현이 소속팀 좌우쌍포인 최홍석과 군다스(라트비아)를 자주 활용한 것과 비교가 됐다. 두 선수의 5세트 공격점유율은 각각 38.9%(군다스)와 27.8%(최홍석)이었다.

경기는 5세를 내준 현대캐피탈의 2-3 패배로 끝났다. 최 감독은 "물론 승리도 중요하지만 오늘 경기만 치르고 더이상 안할 게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자신이 추구하는 배구를 팀에 녹아들이기 위한 실험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미다.

한편 최 감독은 경기 패배의 원인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그는 "우리카드전을 앞두고 연습 때와 달리 바뀐 시스템을 적용했는데 선수들이 혼동을 한 부분이 있다"며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고 했다.

3세트 이승원을 교체한 이유에 대해서도 "(이)승원이가 자신이 모든 걸 해결해야겠다는 압박과 부담을 가진 것 같다"며 "이를 잘 풀어가든 반대 상황이 오든 표정이 밝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전체적인 팀 분위기에 안좋은 영향을 준다. 그래서 (교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를 내주긴 했지만 배구팬들에게 최 감독의 이러한 시도는 신선하기까지 하다. 현대캐피탈은 그동안 익숙했던 옷을 벗고 변화하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조이뉴스24 장충체=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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