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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이동국, 연속 두자릿수 골 원동력은 아이들


서울전에서 시즌 10호골, 전북에서만 7년 연속 두자릿수 골 대기록

[이성필기자] "대박이는 태어난 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라이언킹'이라는 별명으로 축구 인생을 보내고 있는 이동국(36, 전북 현대)에게는 올해 '대박이 아빠'라는 수식어가 추가됐다. 쌍쌍둥이 네 딸의 아버지였던 상황에서 '대박이'로 불리는 막내아들의 탄생으로 다둥이 가정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고, TV 인기 예능 프로그램까지 출연하면서 이미지 변신에도 성공했다.

다섯 아이의 아버지 역할을 해내는 것도 만만찮은 상황에서 12일 축구선수 이동국은 중요한 기록을 해냈다. FC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에서 전반 19분 이재성의 도움을 받아 골을 넣으며 전북의 3-0 승리에 일조했다. 기뻐한 이동국은 주먹을 불끈 쥐며 '슈퍼맨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 골은 이동국의 시즌 10호골이었다. 2009년부터 7시즌 연속 두자릿수 골 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2007~2013년 7시즌 연속 10골 이상을 넣은 데얀(베이징 궈안)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데얀이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에 걸쳐 기록을 세운 반면, 이동국은 전북 한 팀에서만 활약하며 의미있는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한 골의 효과는 또 있었다. 시즌 10골을 넣은 이동국은 11골로 득점 공동 1위에 올라있는 김신욱(울산 현대), 황의조(성남FC), 아드리아노(FC서울)에 1골 차로 따라붙었다. 몰아치기가 능한 이동국으로서는 언제든 치고 올라가 또 한 번 득점왕을 노려볼 만하다. 지난해 득점왕 산토스(수원 삼성)의 골 수는 14골이었다.

이동국은 K리그 최다골 기록을 매번 바꿔가고 있다. 그가 골을 넣으면 기록은 새로 써진다. 이날 골로 이동국은 K리그 통산 177호골을 터뜨렸다. 꾸준함과 골에 대한 집념을 보여주지 않으면 해내기 어려운 기록이다.

K리그는 킬러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구단들 대부분이 외국인 공격수 영입에 힘을 기울이고 2선 공격진을 국내 선수로 메우는 데다 실리 축구 중심의 경기 운영으로 공격수가 기회를 얻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이동국이 보여주는 꾸준함은 진정한 '슈퍼맨'이 되지 않고서는 해내기 어려운 일이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전북은 이근호, 우르코 베라 등 새 얼굴을 영입해 공격진이 제대로 정비가 되지 않은 상황인데 이동국이 득점포를 가동한 것도 그 가치가 충분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8강 2차전을 앞둔 상황에서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도 도움이 되는 골이었다.

이동국은 자신의 골보다 팀의 위기 극복에 보탬이 됐다는 점에 기뻐하며 웃었다. 그는 "우리 팀에는 검증된 선수가 많다. 위기를 이겨낼 힘이 있다고 본다. 최근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지만, 후배들에게 특별한 말은 하지 않았다"라며 절제된 리더십을 설명했다.

5남매와 함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지만 기량 유지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는 것이 이동국의 설명이다. 그는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은 정말 소중하다. 특히 대박이가 나보다 더 유명해진 것 같아 놀랍다. 태어난 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말이다"라며 일과 가정에 모두 충실한 가장의 당당함을 보였다.

요즘은 어디를 가나 대박이만 찾는다는 이동국은 "아이들을 생각하며 축구를 하면 더 즐겁다"라고 말했다. '슈퍼맨' 이동국의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다.

조이뉴스24 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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