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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 천만⓷]짧아진 천만 탄생 주기, 한달도 길다


'암살', '어벤져스2' 이어 3개월 만에 천만 축포 쐈다

[권혜림기자] 올해 세 번째 천만 영화의 탄생이다. 최동훈 감독의 영화 '암살'이 누적 관객수 1천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2014년 개봉작인 '국제시장'이 올해 1월 2015년 첫 천만 축포를 쏴 올린데 이어 외화인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지난 5월 천만 돌파 소식을 알린 바 있다. '암살'의 천만 흥행은 한국 영화 중 12번째 기록이다. 외화와 한국 영화를 합산해선 16번째 천만 영화의 탄생이다.

지난 2013년 극장 관객수 2억 명 시대를 연 한국 영화계에선 점차 짧은 간격으로 천만 영화의 탄생이 이어지고 있다. 총 관객수 파이가 커진 것에 더해 장르와 스타 시스템에 충실한 기획 영화들의 등장은 천만 영화의 탄생을 보다 수월하게 만들었다. 최근 몇 년 간 꾸준한 인기를 얻어 온 대작 외화들의 관객몰이 역시 기록으로 이어졌다.

짧아진 천만 영화 탄생 주기, '암살'은 3개월 만

'암살'은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 이후 불과 약 3개월 만에 천만 돌파 소식을 전했다. 그보다 약 4개월 앞서서는 1월 '국제시장'의 천만 흥행이 화제였다. 약 한 달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2014년 12월 천만 관객을 모은 외화 '인터스텔라'의 기록이 있다.

천만 돌파작 탄생 주기도 빨라졌지만 천만 동원까지의 속도도 쾌속이다. '암살'은 개봉 단 24일, 채 한달도 되기 전에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천만 돌파작은 개봉 첫주 300만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하며 일찌감치 흥행 예고를 하고 나선다. 국내 스크린 수와 관객 수 증가가 맞물리며 천만 돌파는 과거 몇달에 걸쳐 누적되던 것과 달리 기록 돌파 속도와 이후 천만 돌파 주기까지 모두 당기는 현상을 낳고 있다.

지난 2003년 12월 개봉한 한국 영화 최초의 천만 흥행작 '실미도'는 2004년 초 1천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았다. 같은 해 '태극기 휘날리며' 역시 천만 영화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왕의 남자'의 천만 기록은 그보다 약 2년 후인 2006년 초에 쓰였다. '괴물'이 2006년 여름 개봉해 그 해 누적 관객수 천만 돌파의 기록을 썼다. 3년 뒤인 2009년 여름엔 '해운대가, 1년 뒤인 2010년 가을엔 '아바타'가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2012년 8월 천만 소식을 전한 '도둑들'을 기점으로 '천만 주기'는 눈에 띄게 빨라진다. 2개월 뒤인 10월 '광해:왕이 된 남자'가, 그로부터 4개월 뒤인 2013년 2월 '7번방의 선물'이 천만 돌파의 기록을 썼다. 같은 해 12월 개봉작인 '변호인'은 이듬해 2014년 1월 천만 관객을 모았다.

동시기 상영작인 외화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은 한 달 뒤인 2월 천만 관객을 모았다. 6개월 뒤엔 '명량'이 기록적 흥행을 이어갔다. 비수기와 성수기 관객수 격차를 고려해 보더라도, 천만 돌파작의 초기 기록들과 비교하면 주기의 단축이 관찰된다. 여기에 현재 상영 중인 영화 '베테랑'의 빠른 흥행 속도는 여름 시장 두 편의 한국 영화가 나란히 천만 흥행을 달성할지 모른다는 관측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제 강점기 소재로 한 최초의 흥행작

순제작비만 180억 원 이상이 투입된 대작 '암살'은 상업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감독 최동훈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샀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조선 독립군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전례 없는 흥행을 일굴 수 있을 것인지에 시선이 쏠렸다.

영화는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까지 이들의 엇갈린 선택과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을 그린 이야기다. 전지현이 여성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 역을 맡아 주인공으로 스크린을 누볐다.

한국 영화계에서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중 뚜렷한 흥행 성과를 낸 작품은 임권택 감독의 1990년작 '장군의 아들' 외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역대 천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한국 영화 목록에도 일제 강점기를 그린 작품은 없다.

12편의 천만 영화 중 사극 혹은 6.25 전쟁 직후나 군부독재 시절을 그린 시대극의 비중은 크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는 그 사정이 다른듯 보였다. 한국 관객이 민족의 아픈 역사인 당대를 굳이 돈을 내고 보고 싶어하진 않는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지닌 것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암살'은 이런 징크스를 보란듯이 깨고 개봉 직후부터 빠른 속도로 흥행 질주를 이어갔다. 경쟁작인 할리우드 인기 프랜차이즈물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 한국 영화 '베테랑'과 격돌하면서도 '윈-윈(Win-win)'의 결과를 냈다. '암살'의 흥행은 영화가 말하는 이름조차 남기지 못했던,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목숨을 내던졌던 독립 투사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계기로도 이어졌다.

광복 70주년, 8월15일 광복절 즈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한 것 역시 시선을 끄는 우연이다. 영화는 지난 7월22일 개봉해 흥행 중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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