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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에 앉은 진갑용 "야구가 더 재미있다"


전력분석원 변신, 시즌 후 은퇴식 갖고 코치 연수…"로저스, 좋은 선수"

[한상숙기자] kt와 한화의 경기가 열린 1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경기 시작을 앞두고 진갑용(41, 삼성)은 관중석으로 향했다. 경기를 관중석에서 보는 것도, 선수가 아닌 객관적인 시선으로 경기를 분석해야 하는 것도 낯설었다.

삼성의 안방 터줏대감이었던 진갑용이 은퇴를 선언했다. 삼성은 지난 6일 진갑용이 전력분석원으로 변신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시즌 KBO 등록선수 신분은 유지하지만, 더 이상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볼 수 없다. 진갑용은 "아직은 선수같은 느낌이다. 은퇴식을 안 해서 그런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력분석원 일을 시작하자마자 진갑용에게 중요한 임무가 주어졌다. 11일 한화 선발로 나선 새 외국인투수 로저스의 투구를 분석해야 하는 일이었다. 이날 로저스는 kt 타선을 상대로 9이닝 동안 단 3안타 3볼넷만 내주고 7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데뷔전이던 6일 대전 LG전에서 9이닝 1실점으로 완투승을 거둔 로저스가 두 번째 등판에서는 완봉승으로 기세를 더욱 올렸다. 데뷔전부터 두 경기 완투는 KBO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레전드 포수로 꼽히는 진갑용도 로저스의 실력을 인정했다. 진갑용은 "8월 타율 1위 kt를 상대로 완봉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제구력이 바탕이 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기록"이라며 "역시 좋은 선수"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4일 휴식 로테이션을 이어간다면 로저스는 16일 포항 삼성전에 등판하게 된다. 진갑용이 더욱 세세하게 그를 분석하는 이유다. 진갑용은 "로저스는 공이 빠르고, 변화구가 뒷받침되는 선수니 유인구에 속지 않는 방법을 연구해 선수들에게 전달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해 전력분석원으로 활약 중인 강명구가 진갑용을 돕는다. 진갑용은 "(강)명구가 옆에서 많이 도와줘 큰 어려움은 없다. 경기를 보면서 노트에 나만의 분석을 한다. 앞으로 내가 제출하는 자료가 선수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97년 OB(현 두산)에서 프로 데뷔한 진갑용은 1999년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고 2000년대 이후 삼성이 달성한 총 7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도왔다. 19시즌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던 진갑용이 이제는 관찰자 입장이 됐다.

유니폼을 벗고 관중석에 앉으니 또 다른 경기가 보였다. 코치 연수를 앞둔 진갑용에게 약이 될 시간이다. 진갑용은 "시야가 넓어지니 공부하기 정말 좋다. 야구가 더 재미있어진 느낌"이라고 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에 현역 생활 마감에 아쉬움은 없다. 진갑용은 "아쉬움이 있었다면 은퇴 발표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시원하게 마무리했다. 이제 새롭게 출발한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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