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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대체 카드 정우영, 최고의 데뷔전이었다


UAE와 평가전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데뷔, 압둘라흐만 꽁꽁 묶어

[이성필기자] 걱정은 기우였다. A대표팀 데뷔전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능수능란한 플레이로 제 몫 이상을 해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샤알람 스타디움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평가전을 치렀다.

UAE전을 치르면서 대표팀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기성용(스완지시티)의 부재를 누가 메우느냐에 있었다. 다양한 조합이 가능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기성용의 파트너로 종종 기용됐던 한국영(카타르SC)이 나설 수도 있었고 빌드업 능력이 나쁘지 않은 장현수(광저우 푸리)도 투입할 수 있었다. 또는 측면과 중앙 미드필더 모두 가능한 이재성(전북 현대) 카드도 시도해볼 만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은 정우영(빗셀 고베)이었다. 정우영은 한국영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 호흡을 맞췄다. 정우영은 지난해 12월 제주도 서귀포에서 실시된 대표팀 전지훈련 당시 소집됐지만 A매치 경력은 없는 신출내기다.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에 기여한 이후 태극마크와는 인연이 없었다.

정우영의 책임감은 막중했다. UAE는 1월 호주 아시안컵에서 3위를 차지한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유럽 빅리그 주요 팀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오마르 압둘라흐만(알 아인)이라는 빼어난 공격형 미드필더를 보유했다. 쉽지 않은 팀이었다. 아시안컵 당시 선발진 중 10명이 이날도 선발로 뛰었다.

한국은 한국영과 김진수(호펜하임), 곽태휘(알 힐랄)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새얼굴로 선발 멤버를 구성했다. 기성용 부재시 대안을 놓고 지난 3월 우즈베키스탄, 뉴질랜드와 평가전에서 시험을 해봤지만 확실한 카드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정우영은 UAE전에서 A대표팀 첫 경기답지 않게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긴 패스와 짧은 패스를 자유롭게 조율하며 공격진에 적절하게 연계했다. 정우영이 영리하게 볼을 소유하니 한국은 중원을 쉽게 장악할 수 있었다.

호흡을 맞춘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라 이따금 패스가 엇나가기는 했지만, 선수의 움직임을 보고 패스하는 능력은 나쁘지 않았다. 순식간에 공격에 가담해 슈팅을 하는 등 과감성도 돋보였다. 전반 28분 왼쪽 측면에서 두 번의 패스를 거쳐 온 볼을 바로 슈팅하며 골을 위한 노력을 보여줬다. 30분에는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에게 패스를 시도해 슈팅으로 마무리하도록 했다.

정우영의 날카로운 패스와 공간 이동에 상대적으로 UAE의 압둘라흐만은 잘 보이지 않았다. 압둘라흐만이 차단을 당하니 UAE 공격도 쉽게 풀리지 않았다. 정우영은 좀 더 쉽게 공간을 활용해 이재성, 이용재 등에게 좋은 패스를 넣어줬다.

후반에도 정우영은 균형을 유지하며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를 이어갔다.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에 완벽하게 부응한 것이다. 압둘라흐만에게 지능적인 파울로 공격 침투를 막기도 했다. UAE의 세트피스 시에는 186㎝의 장신을 앞세워 공중볼을 장악하는 실력도 과시했다. 한국은 염기훈과 이용재, 이정협의 골로 3-0 완승을 거뒀고, 기성용과 체격이 비슷한 정우영에게는 그야말로 성공적인 A매치 데뷔전이 됐다.

오는 16일 미얀마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 1차전을 앞둔 대표팀에는 호재가 생겼다. 동시에 향후 월드컵 예선 운영에서 다양한 미드필드 조합을 구성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슈틸리케 감독의 머리가 줄겁게 복잡해졌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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