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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타격 1위' 정진호, 두산의 켈리 클락슨


4번째 외야수 출발 '깜짝 스타' 부상…주간 타율 0.600 '불꽃타'

[김형태기자] 켈리 클라슨의 시원한 고음이 스피커를 찢는다. "당신 없이 내 삶은 형편 없었을 거야(My life would suck without you)"라며 우렁차게 불러 제낀다.

테마송과 현실이 묘하게 오버랩된다. 마치 정진호(27)를 바라보는 두산 베어스의 속마음을 말해주는 듯하다.

그렇다. 정진호가 없었다면 두산은 무척 곤란했을 거다. 좌익수 김현수를 마음놓고 1루로 기용하기도, 확실한 4번타자가 부재한 가운데 라인업에 변화를 주기도 어려웠을 거다. 정진호는 그래서 초대 아메리칸 아이돌 우승자 클락슨 못지 않은 '깜짝 스타'로 여길 만하다. 적어도 두산 팀 내에선 그렇게 부를 수 있다.

정진호는 못하는 게 없는 선수다. 185㎝ 78㎏의 날렵한 몸매에 호쾌한 타격과 주력, 수비력을 겸비했다. 홈런파워는 향상될 여지를 남겨두고 있지만 2루타를 생산하는 갭파워는 충분하다. 파워앨리가 유독 깊은 잠실이 홈이어서 3루타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41경기 119타석이란 제한된 기회에서 기록한 3개의 3루타는 부문 1위 박해민(삼성, 4개)에 1개 뒤진 공동 2위에 해당한다.

우중간 또는 좌중간을 가른 뒤 마치 치타처럼 긴 다리를 이용해 성큼성큼 뛰어 장타를 만드는 모습은 벌써부터 그를 상징하는 모습으로 각인되고 있다. 정진호는 대기만성형이다. 유신고와 중앙대를 졸업하고 지난 2011년 5라운드 38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지명 순번에서 알 수 있듯 입단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각고의 노력으로 현재 위치까지 올라왔다. 모두가 올스타급인 두산 외야의 한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2013∼2014년 2년간 상무에서 병역의무를 마치고 복귀한 그는 1군의 '4번째 외야수'로 올 시즌을 출발했다. 초반에는 큰 기회가 없었지만 대주자와 대타로 서서히 이름을 알린 뒤 요즘은 '1루수 알바'를 하는 김현수가 바운 좌익수 자리에 붙박이로 나서고 있다.

정수빈과 함께 팀의 리드오프 역할을 합작하고 있는 그는 정교한 타격과 민첩한 주루플레이를 앞세워 두산 타선에 활력소로 자리잡았다. 시즌 타율 2할8푼6리 출루율 3할5푼3리 장타율은 4할6푼7의 준수한 성적. 타격 스타일을 보면 알 수 있지만 그저그런 '똑딱이'와는 거리가 있다.

매섭게 돌아가는 그의 방망이에 걸리면 심심치 않게 장타로 연결된다. 시즌 30안타 가운데 ⅓인 10개를 장타로 장식했다. 특히 지난 4월30일 잠실 kt 위즈전에선 3-3 동점이던 연장 11회말 끝내기 홈런을 쳐내는 등 시즌 3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무엇보다 지난 한 주 동안 정진호는 소리없이 불꽃타를 터뜨렸다. 주간 4경기에 나서 타율 6할(15타수 9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출전 경기가 다소 적지만 당당히 주간 타율 1위의 성적이다. 비록 소속팀 두산이 한 주간 2승4패로 기대에 못미쳤지만 정진호의 타격은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정진호는 "한동안 너무 안 맞아서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요즘은 타격감이 살아난 것 같아 다행"이라며 "기회가 주어졌을 때 내 몫을 제대로 해내면 더 바랄 게 없다. 그저 팀이 원하는 위치에서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을 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최근 입단한 3루수 데이빈슨 로메로를 팀 사정을 봐서 1루수로도 기용할 뜻을 나타냈다. 이 경우 지명타자 자리에 기존 홍성흔과 김재환, 김현수 등을 번갈아 기용하며 체력 안배를 시켜줄 작정이다. 어떤 경우이든 좌익수 정진호의 역할은 계속 중요해질 전망이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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