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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구승민 "이승엽 선배, 다음에 만나도 정면승부"


동료들 '괜찮다' 격려에 큰 힘…피홈런보다 1회 승부가 더 아쉬워

[류한준기자] 구승민(롯데 자이언츠)의 표정은 담담했다. 전날 이승엽(삼성)의 역사적인 400호 홈런에 희생양이 된 아쉬움은 이미 털어낸 듯했다.

구승민는 3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그는 3회말 삼성 공격에서 개인 통산 400호 홈런에 단 한 개만을 남겨두고 있던 이승엽을 상대해 솔로홈런을 맞았다.

다음날인 4일, 그는 변함 없이 포항구장에 나와 투수조 훈련을 소화했다. 구승민은 "(이승엽 선배에게) 홈런을 허용한 부분은 아쉽지 않다"며 "오히려 1회 삼성 타선을 잘 막지 못한 부분이 더 아쉬웠다"고 말했다.

구승민은 1회부터 흔들렸다. 선두타자 나바로와 박한이에게 볼넷을 연달아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채태인에게 적시타, 박석민에게 3점홈런을 각각 허용하는등 첫 이닝에서 5실점이나 했다.

구승민은 "1회를 삼자범퇴로 막자고 마음에 단단히 새기고 나섰는데 결과가 너무 안 좋았다"면서 "앞선 두 차례 선발등판 때와 비교해 볼이 너무 많았다, 1회를 잘 넘겼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얘기했다.

구승민이 3회말 이승엽에게 홈런을 맞고 이닝을 끝낸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자 롯데 팀 동료들은 "잘했다. 괜찮다"며 격려를 해줬다. 지난 2003년 이승엽에게 아시아 신기록이 된 시즌 56호 홈런을 내준 선배 투수 이정민은 400호 홈런을 맞은 구승민에게 "좋은 경험을 했다"고 어깨를 두드려줬다. 이제는 고참이 된 이정민이 후배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 것이다.

구승민은 "경기가 시작되기 전 크게 부담을 갖진 않았다"며 "막상 마운드에 오르자 경기장 분위기도 그렇고 조금 긴장이 되더라"고 했다.

이승엽에게 홈런을 내준 공은 직구였다. 그는 "초구를 체인지업으로 던졌는데 2구째 직구 사인이 나왔다. 포수를 본 강민호 형은 내가 공격적인 투구를 한다는 걸 잘 알았다. 그래서 나 또한 망설임 없이 직구를 던졌다"고 400호 홈런을 맞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구승민은 "맞는 순간 내가 어느쪽 코스로 던졌는지 잘 알 수가 없을 정도"라며 "경기가 끝난 뒤 숙소로 가 경기 장면을 다시 봤다. 공이 너무 가운데로 몰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승엽 선배를 다음에 다시 만나게 되더라도 피하진 않겠다"며 배트 컨트롤이 워낙 뛰어난 선수다. 삼진을 잡기는 힘들겠지만 정면 승부를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대부분의 팬들은 구승민의 당시 투구에 대해 '정정당당한 승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승민은 "홈런을 내주고 패전투수가 됐는데도 칭찬과 격려를 받았다"며 "이런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웃었다.

조이뉴스24 포항=류한준기자 hantaeng@inews24.com 사진 박세완 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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