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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록 보유자' 류중일 감독 "400홈런 이승엽 대단"


11연타수 안타 류중일, 시즌 3루타 14개 이종운…"기록은 깨지기 마련"

[류한준기자] 이승엽의 방망이와 그를 상대하는 투수가 던지는 공 하나 하나에 모든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승엽의 사상 첫 개인 통산 400호 홈런 달성 여부 때문이다.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주중 3연전 첫 경기가 열린 2일 포항구장은 들뜬 분위기였다. 경기 전 덕아웃 공기도 비슷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승엽의 400홈런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도중 "프로선수 생활을 하면서 타자로 100홈런·1천안타를 기록하기도 어려운데 (이)승엽이는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대기록의 의미를 얘기했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선수 시절 나는 뭐했나 싶기도 한 생각도 든다"며 웃었다.

류 감독은 경북고와 한양대를 나와 지난 1987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1999년까지 현역 선수로 뛰었다. 삼성 한 구단에서 선수와 코치를 거쳐 팀 지휘봉까지 잡았다.

그는 고교 시절부터 명 유격수로 이름을 알렸다. 프로 통산 성적은 1천95경기 출전, 타율 2할6푼5리(3293타수 874안타) 45홈런 359타점 109도루를 기록했다. 류 감독은 "지나고 보니 100홈런이나 1천안타를 달성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고 입맛을 다셨다. 물론 류 감독도 선수로서 KBO리그를 포함해 국내 야구 역사에 이름을 남긴 기록이 있다.

잠실구장 개장 첫 홈런의 주인공이 바로 류 감독이다. 1982년 개장 기념으로 열린 우수고교초청 야구대회에 경북고 소속으로 참가한 류 감독은 잠실구장에서 가장 먼저 외야 담장 너머로 타구를 날려보낸 선수가 됐다.

또한 정규시즌은 아니었지만 1991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를 상대로 4경기 연속 홈런을 쳤다. 당시 두 팀은 3차전까지 1승 1무 1패로 맞섰고 4차전까지 진행됐다. 류 감독은 4차전 8회말 터진 쐐기포를 포함해 1~4차전 모두 홈런을 기록했다. 이는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는 기록이다.

덕아웃을 찾은 취재진이 이 기록에 대해 얘기하자 류 감독은 "쑥스럽다"고 하면서도 "11연타수 안타기록도 있고 고교 때 한 이닝에 3루타 2개를 친 적도 있다"고 자신이 세운 진기록을 소개하며 껄껄 웃었다. 11연타수 안타는 류 감독의 신인 시절인 1987년 5월 10일부터 14일까지 작성된 기록이다. 그는 "신기록이 아니라 진기록을 갖고 있는 셈"이라고 얘기했다. 그 순간 덕아웃은 웃음바다가 됐다.

류 감독은 "기록은 언젠가 깨지기 마련이지만 해당기록을 갖고 있는 건 역시 의미가 있다"며 "팬들이나 야구 역사에서 잊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승엽이가 더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이종운 롯데 감독 역시 류 감독과 비슷한 얘기를 했다. 이 감독도 KBO리그에서 깨지기 힘든 기록 하나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남고와 동아대를 거쳐 롯데와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1989년부터 1998년까지 프로선수로 뛰었던 이 감독은 1992년 14개의 3루타를 쳤다. 한 시즌 개인 최다 3루타로 이 기록은 오랫동안 깨지지 않다가 지난해 서건창(넥센 히어로즈)이 이 기록을 넘어섰다.

이 감독은 "서건창이 기록을 달성한 경기가 롯데전(2014년 9월 6일)이었다"며 "덕아웃에서 (서)건창의 기록을 바라보고 있었는데(이 감독은 당시 롯데 주루코치를 맡고 있었다) 기분이 묘했라"고 돌아봤다. 그는 "좀 허무하기도 하고 그런 느낌이 들었다. 프로생활을 하는 동안 의미를 뒀던 기록이라 그랬던 것 같다"며 "하루가 지나자 괜찮아졌다.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법 아니냐"고 웃었다.

2일 롯데전에서 3안타를 쳤으나 홈런을 터뜨리지 못한 이승엽은 3일 다시 400홈런에 도전한다. 롯데 투수들은 2일 경기에서 타석에 나온 이승엽과의 승부를 피하지 않았다. 3일 롯데 선발투수는 신예 구승민이다.

조이뉴스24 포항=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박세완 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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