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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감독이 제시한 전북전 해법, '텐백'이 정답 아니다


인천, 전북과 맞불 놓으며 0-0 무승부

[최용재기자] 축구에서 약팀이 강팀을 잡는 법, '정답'이라고 여겨지는 것은 '수비축구'다.

극단적인 수비로 강팀의 공격을 막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다. 그러다 기회가 나면 단 한 방의 역습으로 골을 노리는 것이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전술이다. 약팀이 수비에 치중한다고 해서 꼭 비난할 수도 없다. 그렇지 않으면 패배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비기기라도 해서 최소한 승점 1점을 가져가기 위한 약팀의 유일한 전술이다. 강팀을 상대로 필드플레이어 10명 모두가 수비를 하는, 일명 '텐백'이 등장하는 이유다.

K리그 클래식 최강팀 전북 현대.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을 상대하는 대부분의 팀들은 수비전술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전북과 맞불을 놓는다면 승리할 가능성은 없다. 그렇기에 전북을 상대하는 대부분의 팀들은 수비라인을 끌어내린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초점을 맞추는 수비전술을 들고 나온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시즌이 시작하기 전 "상대가 제발 내려서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발"이라며 상대의 수비축구 전술에 근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공격적으로 맞불을 놓는 팀보다 수비에 치중하는 팀을 상대하는 것이 전북 입장에서는 더욱 어렵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말이다.

그런데 최강 전북을 상대로 '텐백'이 아닌 다른 전술을 들고 나온 팀이 등장했다. 바로 인천 유나이티드다.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인천은 전북을 상대하면서 텐백이 아닌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 그 해법은 최강 전북과 대등한 경기를 하게 만들었다.

22일 인천과 전북의 K리그 클래식 3라운드가 열리기 전 만난 김도훈 감독은 "전북은 텐백으로도 막기 힘들다"고 말했다. 즉, 수비축구에 올인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이어 김 감독은 "전북을 상대로 치고 빠지고, 치고 빠지고를 반복할 것이다. 상대 외국인 공격수들은 능력이 있어 수비 주문을 따로 했다. 미리 봉쇄를 해야 한다. 레오나르도 같은 경우에는 스피드를 살리지 못하게 처음부터 압박해야 한다. 공격은 빠르게 전개를 할 것이다. 상대가 전북이지만 한 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한 번 부딪혀 볼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경기는 시작됐고, 전북이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전개됐다. 인천은 수비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수비에 치중하기는 했지만 항상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인천은 공격 기회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수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비를 하면서도 항상 공격 준비를 했고, 기회가 생기면 닥공처럼 느껴질 정도로 무섭게 공격했다.

공격적으로 나서다가 전북에 다시 역습을 허용할까 두려워 공격 자체를 하지 않는 다른 팀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공격할 때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전진했다. 인천의 공격은 빠르고 위협적이었다. 전북을 상대로 인천은 전반에 더 많은 슈팅수를 기록했다. 이는 인천이 공격적으로 전북을 상대했다는 의미다.

후반에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전북보다 인천이 더욱 위협적인 골 기회를 잡았다. 마지막 마무리를 하지 못했지만 분명 전북보다 매서운 공격 찬스를 만들었다. 인천은 후반 25분 권완규가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이자 수비에 올인했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권완규가 퇴장 당하기 전까지 인천의 경기력은 분명 전북을 상대하는 팀들에게 또 하나의 해법을 제시했다. 오직 내려서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김 감독은 새로운 길을 제시한 것이다. 인천은 슈팅수 9개로 전북과 같은 슈팅수를 기록하며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우리가 전북과 비교해 많이 약하다고 한다. 그렇지만 1강 전북을 상대로 끈질기게 했다. 전북을 상대로 너무 처음부터 꼬리를 내리면 계속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케빈을 이용한 공격을 계속 시도했다. 먼저 꼬리를 내리지 않고 전북을 상대로도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분명 전북은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개인)능력이 부족하면 팀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수비 라인을 올린 것도 많은 훈련을 한 결과다. 오늘 승점 1점은 승점 3점 이상의 효과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전북이 못했다기보다 상대가 경기 운영을 잘 했다"며 인천의 전술에 고전했음을 인정했다.

조이뉴스24 인천=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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