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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의 '기부'가 조금은 특별한 이유


이근호 자신이 가장 힘들 때 행한 기부

[최용재기자] 이근호(30, 엘 자이시)가 따뜻함을 나누는 아름다운 동행에 동참했다. 이근호가 흔히 얘기하는 '기부 천사'가 된 것이다.

이근호는 글로벌 스포츠 용품 업체인 미즈노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동안 후원 계약을 연장했다. 4년 동안 이근호는 미즈노로부터 현금, 축구화 등 축구 용품, 트레이닝 의류 등을 지원 받게 됐고, 이번 후원 계약으로 얻은 현금과 현물 '전액'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근호의 제안으로 이뤄진 아름다운 기부였다.

이근호의 기부 액수는 K리그 클래식 정상급 선수 연봉과도 맞먹는 금액이다. 그렇지만 이근호와 미즈노 측은 조용히, 최대한 많은 곳에 기부하기 위해 기부금 총액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모교인 부평동중과 부평고에 기부하는 등 대부분의 기부금을 재능은 있지만 가정환경이 좋지 않은 축구 유소년들에게 기부할 예정이다.

스포츠 스타들의 기부는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많은 스타 선수들이 기부 문화에 동참하고 있고, 자신들이 받았던 사랑과 관심을 기부나 사회 공헌 등으로 돌려주고 있는 스타들이 많다. 이근호 역시 팬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방법으로 기부를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이근호의 기부에는 조금 특별한 점이 숨어 있다. 이근호는 자신이 가장 힘들 때 기부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현재의 이근호는 소속팀에서 확고한 자리를 잡고 대우를 받는, 그런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다. 주전경쟁에서 밀려나 있는 형국이고, 다른 일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는 어려운 상황인데도 기부에 나선 것이다.

이근호가 이전까지 소속팀 주전경쟁에서 밀린 적은 없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엘 자이시에서 이근호는 주전경쟁에서 밀려나 있는 상황이다. 2015 호주 아시안컵 대표 출전 이전까지는 팀 부동의 주전 공격수였으나 아시안컵을 다녀와서 변화가 생겼다.

이근호의 팀내 입지에 변화가 생긴 가장 큰 이유는 감독이 바뀐 때문이었다. 이근호를 영입했던 나빌 말룰 감독이 쿠웨이트 대표팀으로 떠났고, 새롭게 부임한 사브리 라무쉬 감독 아래 이근호는 신임을 받지 못했다.

이근호의 한 측근은 "나빌 감독은 팀 플레이를 중점적으로 시도하는 감독이라서 이근호를 신임했다. 하지만 라무쉬 감독은 외국인 공격수의 개인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팀 플레이보다 개인기에 비중을 두다 보니 이근호의 출전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개인기가 좋은 호마링요가 많은 출전 기회를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열린 알 코르와의 21라운드에서 이근호는 아시안컵이 끝난 후 처음으로, 또 팀 감독이 바뀐 후 처음으로 선발로 나섰고,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하지만 주전 경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다음 경기에 또 벤치로 밀려날 수도 있다.

이근호는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주전경쟁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고 집중해야 할 시기에 기부를 실천했다. 한 측근은 "이근호가 지금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 경기도 못 나가고, 카타르에 아는 사람도 없어 거의 혼자 외롭게 힘든 것들을 이겨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근호가 기부를 하겠다고 제안을 했다. 그의 기부 의지를 막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가장 잘 나갈 때, 스타로서 승승장구할 때가 아니라, 가장 힘들 때, 가장 큰 위기가 닥쳤을 때 이근호는 기부를 결심하고 실천에 옮겼다. 이근호의 기부가 조금은 특별한 이유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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