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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차두리]그가 K리그에 남길 '마지막 유산'


차두리, 올 시즌 마지막으로 현역 은퇴

[최용재기자] 차두리(35, FC서울)의 마지막 태극마크는 아름다웠다.

차두리는 지난 1월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국가대표로서의 마지막 투혼을 불살랐다. 아시안컵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고, 차두리는 아시안컵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지치지 않는 체력과 활동량, 그리고 폭발적인 스피드로 질주하는 모습, 베테랑으로서 팀에 헌신하고 희생하는 장면은 많은 축구팬들과 국민들에게 환희와 감동을 안겼다. 이번 아시안컵은 차두리의 아시안컵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차두리는 환하게 빛났다.

아시안컵을 끝으로 국가대표 차두리의 활약도 끝났다. 차두리는 국가대표를 떠나면서 대표팀에 마지막 유산을 남겼다. 27년 만에 아시안컵 준우승을 차지한 것 역시 값진 유산이었다. 그렇지만 이보다 더 값지고 더 소중한 유산을 남겼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살아난 투지와 열정, 이것이 바로 차두리가 남긴 '마지막 유산'이다.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은 국민들 비난의 중심에 섰다. 1무2패, 조 꼴찌로 16강에 진출하지 못한 성적과 함께 투혼과 투지가 사라진, 국가대표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한 대표팀 선수들에게 팬과 국민들은 분노한 것이다. 속쓰린 성적보다 국가대표의 열정을 보이지 못한 것에 더욱 크게 상처를 받았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국민들의 지지를 잃었고, 축구팬들은 등을 돌렸다. 이런 대표팀이 아시안컵을 통해 다시 국민의 대표팀, 진정한 국가대표가 됐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지, 모든 것을 다 쏟아 붓는 열정, 자신이 아닌 조국과 국민을 위해 달리는 투혼까지, 아시안컵에서 이런 모습을 본 국민들은 하나 된 마음으로 대표팀을 지지했다.

대표팀의 변화, 그 중심에는 차두리가 있었다. 베테랑으로서 모범을 보였고, 가장 나이가 많았지만 가장 많이, 가장 열심히, 가장 매력적으로 뛰었다. 국가대표의 품격을 차두리가 제대로 선보였다. 최선참이 그런 모습을 보이니 후배들도 따라올 수밖에 없었고, 차두리의 조언과 충고, 그리고 행동이 대표팀 전체 분위기를 바꾸었다. 이것이 차두리가 국가대표팀에 마지막으로 남긴 유산이었다.

차두리가 대표팀에서 은퇴하는 날 한국의 축구팬들이 "차두리 고마워"를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올려놓은 것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질 수 없는 일이다. 팬들은 차두리가 해낸 값진 일, 소중한 유산에 대한 고마움을 진심을 담아 표현하고 행동한 것이다. 이 역시 너무나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차두리의 진가와 가치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아름다운 마지막 유산을 남기고 대표팀을 떠난 차두리, 하지만 축구 선수 차두리의 인생은 계속된다. 차두리는 FC서울과 올해 1년 재계약을 체결했고,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현역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2015년 FC서울의 차두리가 축구선수 차두리의 마지막 인생이다.

그리고 차두리는 선수로서의 축구 인생 마지막 길에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FC서울과 K리그에 또 하나의 마지막 유산을 남기려 한다. 차두리는 국가대표팀에서 남겼던 것처럼 K리그에도 아름답고 값진 마지막 유산을 남기려 준비하고 있다.

차두리가 남기려는 유산은 국가대표팀에서의 유산과 비슷하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 투혼과 투지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어떤 경기도 허투루 뛸 수는 없다. 티켓을 사고 들어오는 팬들에게 열정을 가지고 경기를 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예의이자 프로 선수의 기본이라 강조하고 있다. K리그에 속한 모든 선수들에게 차두리가 전하는 말이다.

그리고 이런 노력하는 모습, 열정적인 모습이 K리그의 관심과 흥행으로 이어질 것이라 확신했다. 또 자신보다 더 빼어난 선수들이 K리그에 즐비하다며, 차두리를 잇는 또 다른 스타 탄생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차두리가 현역 마지막으로 남기려는 유산, K리그의 흥행과 발전이다. 자국 리그가 발전해야 국가대표도 발전할 수 있다. 그렇기에 차두리가 남기려는 유산은 곧 한국 축구 전체의 성장에 발판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마지막 시즌을 앞둔 차두리는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에 좋은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 것이 나의 바람이다. 어떤 선수든지 마무리가 좋아야 좋게 기억에 남는다. 좋은 경기력,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로 남고 싶다. 감독님, 팀 동료들, 팬들에게도 좋은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다"며 개인적인 바람을 전했다.

이어 차두리는 K리그 흥행과 발전에 대한 희망을 전했다.

차두리는 "아시안컵에서 많은 축구팬들이 한국 축구를 다시 사랑해주셨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선수들이 모두 열심히 했고 이것을 팬들이 느꼈다는 것이다. 사실 경기력 자체는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다고 생각을 한다. 대표팀과 똑같이 K리그 선수들도 모두가 그렇게 그라운드 안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면 팬들도 감동을 받고 K리그 경기장을 찾을 것이다. K리그 선수들이 책임의식을 가지고 매 경기 혼신의 힘을 다해 경기를 해야 한다"며 투지와 투혼을 강조했다.

또 차두리는 "내가 35세의 늦은 나이에 K리그를 주름잡고 엄청나게 잘했던 선수가 아니다. 이런 선수가 아시안컵에 나가서 자기 몫을 하고 좋은 모습을 보였다. K리그에는 나보다 훨씬 뛰어난 선수가 많다. 그 선수들도 대표팀에 발탁되고 큰 대회에 나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그렇게 될 선수들이 K리그에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많은 분들이 보러와 응원해줬으면 좋겠다"며 '제2의 차두리' 등장을 확신했다.

차두리는 지난 17일 자신의 마지막 시즌의 첫 경기를 뛰었다. FC서울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15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하노이 T&T FC(베트남)와의 경기에서 무려 7골을 터뜨리며 7-0 대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FC서울은 2015 AFC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올랐다.

차두리는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며 서울의 대승에 앞장섰다. 차두리가 강조한 것처럼 그는 모든 것을 걸고, 모든 것을 다 쏟아붓고 그라운드를 빠져 나왔다. 차두리는 변함없이 기본을, 모범을 보였다. 차두리는 자신이 한 말은 반드시 지키는 선수라는 것, 행동으로 보여준다는 것을 이번에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차두리는 시즌 첫 경기를 뛰며 마지막 시즌을 시작했다. 차두리가 올 시즌을 마무리 지을 때,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국가대표의 마지막과 비슷할 것이다. 아름다운 유산을 남기며 아름답게 국가대표와 이별한 차두리, 이번에도 아름다운 유산을 남긴 채 아름답게 K리그와 작별할 것이다.

분명, 차두리의 바람대로 그는 '좋은 선수'로 기억될 것이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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