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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못 넣어도, 비난 받아도'…이근호는 필요하다


활동량과 투지는 단연 으뜸,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 활약 기대

[최용재기자] 이근호(엘 자이시)는 2015 호주 아시안컵에 국가대표로 참가하면서 '비난'을 받는 것으로 시작했다.

1차전 오만전에 결장한 이근호는 2차전 쿠웨이트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한국은 1-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을 향해 비난의 화살이 날아왔다. 답답했던 경기력, 그리고 부족했던 골 결정력 때문이었다.

그 비난의 중심에는 공격수 이근호가 있었다. 이근호는 쿠웨이트전에서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상황에서 찬스를 놓치고 말았다. 골 결정력이 부족한 한국의 모습을 이근호가 대표가 돼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이근호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이근호는 3차전 호주전에 다시 선발로 나섰다. 이근호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근호는 매서운 플레이로 한국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그리고 이번 아시안컵 첫 번째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이근호는 선제 결승골이 된 이정협의 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이 골로 한국은 호주를 1-0으로 꺾을 수 있었다.

호주전 이후 이근호를 향한 비난의 수위는 낮아졌다. 골은 넣지 못했지만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경기 후 이근호는 "이번 도움으로 생명연장을 했다"고 말했다. 호주전까지 부진했다면 더 이상 경기 출전은 힘들었을 것이라고 스스로 예상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근호는 도움 이외에도 쿠웨이트전 때와는 다른 날카롭고 매력적인 장면을 몇 번 연출했다. 이근호의 움직임은 한층 활발했다. 달라진 이근호의 모습에 팬들의 반응도 달라진 것이다. 하지만 최고의 플레이를 펼쳤다고는 할 수 없었다.

22일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아시안컵 8강전. 이 경기에도 이근호가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공격 자원인 구자철, 이청용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이근호가 그들의 몫을 해낼 수밖에 없다. 이근호는 그렇게 해야 한다.

이근호는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골을 넣지 못할 수 있고,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근호는 대표팀에 필요한 선수다. 골을 넣지 못해도, 비난을 받아도, 이근호라는 카드는 버릴 수 없다. 이근호만이 할 수 있는 플레이, 경기력, 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근호는 가장 많이 뛰는 선수로 유명하다. 가장 많은 활동량과 활동 반경을 자랑한다. 공격 자원 중에서 이렇게 많이 뛰고, 많은 공간을 쓰는 이는 드물다. 이근호가 그렇게 하고 있다. 자신이 골을 넣지 못하더라도 다른 공격수에게 기회가 많이 생기는 이유다. 이것이 이근호의 '트레이드 마크'다. 대부분의 축구 감독들이 이근호를 믿고 신뢰하는 이유다.

이근호의 투지와 정신력, 이 역시 그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지난해 9월 상주 상무에서 제대했지만 이근호는 여전히 군인같은 투지를 보이고 있다. 사실 이런 모습은 이근호가 군대에 가기 전부터 그의 스타일이었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이근호가 그라운드에서 살아가는 방식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전과 같은 정신력, 경기력을 앞으로 보여준다면 한국 대표팀은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전도 호주전과 같은 정신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근호와 같은 투지를 8강전에서도 발휘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렇다고 이근호가 골을 넣지 못하는 선수도 아니다. 그 누구보다 골을 잘 터뜨리는 선수다. 현 대표팀에서 A매치 19골로 가장 많은 골을 자랑하고 있다. 또 8강 상대 우즈베키스탄을 만나서도 2골을 넣은 경험이 있다.

이제는 이근호의 골도 한 번 기다려볼 만한다. 첫 번째 경기에서 비난을 받다 두 번째 경기에서 달라진 움직임으로 1도움을 올렸다. 그 다음은 골이다. 이근호는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러시아전에서 골을 넣은 이후 대표팀에서 골맛을 보지 못했다. 8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19골이라는 아홉수에 걸려 있다. 이제 아홉수를 풀 때가 왔다.

상승세를 탄 이근호가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는 '골'로 대표팀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했으면 한다.

조이뉴스24 멜버른(호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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