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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1분]후반 42분, 승리 지킨 김진현의 동물적인 선방


호주전 로비 크루스 결정적 슈팅 막아내, AFC 집계 6개의 슈퍼 세이브

[이성필기자] 17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호주의 경기, 최고의 1분은 후반 42분에 나왔다.

이날 한국은 비록 8강 진출을 확정지은 상황이었지만 무조건 승리한다는 각오였다. 비기거나 지면 호주에 밀려 A조 2위가 되면서 8강전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싫어하는 브리즈번 스타디움의 거친 잔디에서 B조 1위 중국과 치러야 했다. 브리즈번은 고온 다습해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것도 걱정스러웠다. 이왕이면 기분좋게 조1위를 차지하고, 8강전도 비행기로 1시간 30분 이동해 그라운드 조건이 좋은 멜버른에서 치르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를 상대하면서 오만과의 1차전에 출전했던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을 선발 골키퍼로 내세웠다. 김진현은 오만전 종료 직전 결정적인 헤딩 슈팅을 선방하는 등 한국의 1-0 승리를 지켜냈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파라과이(홈), 이란(원정), 사우디아라비아(원정)전에 출전해 단 1골만 내줘 기량을 이미 어필한 김진현이었다. 김진현이 골문을 지킨 3경기에서 한국은 2승1패로 좋은 결과를 냈다.

192㎝의 김진현은 앞선 두 경기에서 8골을 퍼부은 호주의 가공할 공격력을 봉쇄하라는 특명을 수행했다. 앞선의 곽태휘(알 샤밥),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과 호흡을 맞춰 호주의 공격을 막는 데 집중했다.

김진현의 선방은 전반 이정협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서고 나자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후반 18분 메튜 렉키(잉골슈타트)가 수비를 등지고 시도한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을 멋지게 막아냈다. 24분 네이선 번스(웰링턴 피닉스)의 슈팅도 펀칭으로 쳐냈다.

그리고 후반 42분, 결정적인 선방 장면이 나왔다. 오른쪽 측면 수비가 허물어진 상태에서 토미 주리치(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파고들어 낮게 패스를 시도했다. 이 순간 로비 크루스(레버쿠젠)가 순식간에 뛰어들어 볼을 잡은 뒤 오른발로 슈팅했다.

수비의 방해가 없어 누가 봐도 골이나 다름없었다. 골문을 지키고 있던 김진현에게는 몸으로 막는 것 외에는 답이 없었다. 각을 좁힌 김진현은 두 손을 들어 최대한 방해했고 크루스의 슈팅은 김진현의 선방에 막히며 골문 위로 날아갔다. 다 잡았던 승리를 날릴 수도 있었던 순간 나온 김진현의 회심의 방어였다.

김진현의 선방쇼에 한국 수비진은 더욱 안정을 얻었다. 근처에 있던 곽태휘(알 샤밥)가 손뼉을 치며 후배들을 독려한 것이 상징적이었다. 이후 김진현은 45분 팀 케이힐(뉴욕 레드불스)과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오른손으로 얼굴을 가격당하며 쓰러졌다. 골키퍼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 몸을 던진 움직임이 낳은 결과였다.

김진현이 발동을 건 투지는 전 선수단에 확산했다. 마지막까지 호주의 공격을 차단했다. 나와프 슈크랄라 주심이 허용된 5분의 추가시간을 넘기는 데도 흔들리지 않았다. 김진현의 놀라운 선방이 한 골 차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김진현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공식 기록 집계에서 무려 6개의 슈퍼 세이브를 해냈다.

덕분에 한국은 결선 토너먼트 계획을 차분하게 세울 수 있게 됐다. 동시에 호주와는 원정경기에서 5경기 만에 첫 승을 거두는 역사도 썼다. 김진현은 이제 대표팀의 첫 번째 골키퍼로 올라서고 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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