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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배 탄 김광현과 SK, '잔류 효과' 기대


2년 뒤 높은 몸값으로 해외 진출 가능…SK, 에이스 공백 지워

[한상숙기자]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좌절됐다. 이제 아쉬움은 접고 다음 목표를 생각할 때다. 김광현은 SK에서 합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2년 동안 실력을 쌓고 기량 발휘를 하면 된다. 이후 FA 자격을 얻으면 어떤 식으로든 꿈을 펼칠 수 있다. SK는 놓친 줄 알았던 김광현을 다시 품었다. 우려했던 에이스 공백은 없어졌다.

김광현이 국내 잔류를 택했다. SK 구단은 12일 김광현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계약 협상이 최종 결렬됐고, 김광현이 국내 잔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샌디에이고와의 계약 마감 시한 30분 뒤였다. 금액 차 등으로 의견이 갈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자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진출 대신 국내에 남기로 결심했다.

사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시작부터 암초를 만났다. 김광현이 포스팅 시장에 나오자 샌디에이고가 가장 많은 200만달러의 응찰액을 제시했다. 류현진이 LA 다저스로 이적하면서 한화가 받은 2천573만7천737달러33센트의 응찰액과 비교하면 10분의 1도 되지 않는 금액이었다.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포스팅 금액에서부터 김광현의 현재 위상이 드러났다. 버드 블랙 샌디에이고 감독은 김광현에 대해 "90마일 초반대의 패스트볼과 하드 슬라이더를 보유하고 있지만, 체인지업을 연마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투피치인 김광현의 단조로운 구종을 지적한 것이다. 여기저기서 선발보다는 불펜이 적합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어깨 부상 이력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검증해야 할 것들이 많았던 김광현에게 처음부터 돈다발을 안길 구단은 없었다.

메이저리그 진출 실패 경험은 쓴 약이 됐다. 계약 실패는 아쉬운 일이지만, 달리 보면 또 다른 기회일 수 있다. 김광현은 올해 13승 9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하면서 최근 2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올렸다. 어깨 상태 역시 양호하다. 이미 이달 초 샌디에이고 초청으로 미국에 방문해 메디컬테스트를 받았다. SK 구단 관계자는 "만약 몸 상태에 문제가 있었다면 마지막까지 협상이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김광현은 앞으로 2년 동안 좋은 성적을 올린 뒤 더 높은 몸값을 받고 해외에 진출하면 된다. 아직 나이 26세다. 2년 뒤에도 나이가 걸림돌이 될 일은 없다. 김광현은 "다시 돌아온 SK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좀 더 준비해서 기회가 된다면 빅리그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실패를 거울삼아 더 좋은 성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길이다. 동기부여는 어느 때보다 확실해졌다.

SK도 나쁠 것이 없다. 김광현을 메이저리그로 보내면서 받을 수 있는 포스팅 금액은 22억원에 불과했다. 쓸 만한 국내 FA 선수도 잡지 못하는 수준이다. SK는 이적료 대신 김광현을 얻었다. 물론 예상치 못한 잔류로 팀의 재정에 약간의 문제가 생겼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김광현의 올해 연봉은 2억7천만원이었다.

김용희 SK 감독은 "아직 선발을 확정하지 않았다. 백인식과 여건욱, 문광은, 진해수, 고효준 등이 선발 경쟁을 해야 한다"면서 고민을 내비쳤다. 그러나 김광현이 남는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마운드 운용도 한결 수월해진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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