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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희, 21살 여배우의 고민과 욕심(인터뷰)


"내년엔 올해 3배쯤 일하고 싶어"

[정병근기자] 국내 최연소 항공사 모델로 시작해 사극과 영화 그리고 일일드라마까지 골고루 섭렵했다. 출연한 CF도 여러 편이다. 꽤 알찬 행보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말이 나왔다. "내년엔 올해의 3배쯤 일하고 싶다"고. 이제 21살인데 말이다. 성장한 과정을 들어 보니 말뿐인 욕심 같진 않았다. 예쁘고 단아하지만 "스스로에겐 꽤 독하다"는 고원희는 그만한 열정도 있고 그만큼 준비가 된 여배우다.

고원희는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재학 중이던 2011년 CF 모델로 데뷔했다. 이듬해엔 역대 최연소로 아시아나항공 모델로 발탁됐다. 2013년엔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했고, 2013년 JTBC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 올해 영화 '찌라시' 그리고 KBS1 일일드라마 '고양이는 있다'에 출연했다. 짧은 기간동안 꽤 숨가쁘게 달려왔고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항공사 모델은 기대도 하지 않았어요. 당연히 떨어지겠지 했어요. 전 제 외모를 썩 좋아하지 않거든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예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큰 물에 나오니 난 아무것도 아니구나 싶었어요.(웃음) 연기를 하게 되면서 '궁중잔혹사'랑 '찌라시'는 촬영이 겹쳐서 말투 교정에 조금 애를 먹었어요. 막 시작하는 단계인데 두 가지를 같이 하다 보니까 시작부터 힘들게 길들여졌죠."

고원희는 배두나가 소속된 샛별당엔터테인먼트 1호 배우다. 이곳에서 지금의 대표와 함께 시작했고 한 계단 한 계단 성장하고 있다. 회사가 커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하기도 했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경차를 타고 지방 촬영을 오갔던 고원희는 조금 커진 차량에도 행복을 느낄 정도로 소박하다. 그녀가 욕심을 내는 건 연기밖에 없다.

"작년에 올해를 생각하며 매니저 분께서 '너 드라마 하나 영화 찍지 않겠어' 했는데 정말 하나씩 하게 됐어요. 그런데 조금 더 욕심을 부려보고 싶어요. 내년엔 올해 했던 거에 세 배쯤 하고 싶어요. 오래 쉴 수 있는 기간이 일주일을 넘지 않았으며 좋겠어요. 전 일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잠을 못 자고 그러면 쉬고 싶다가도 이틀쯤 쉬면 몸이 간지럽고 나가서 일하고 싶고 그렇거든요."

고원희는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많이 한다. 잘 될수록 '왜 못 하지'란 생각을 먼저 하고 주변에서 칭찬을 해도 '왜 더 못할까'를 고민한다. 최근에 단편 영화 '소월길'을 촬영했는데 "하고 싶은 연기를 마음껏 했고, 재미도 있었는데 배우들 중에 제가 제일 부족한 것 같다"는 그녀다.

고원희가 스스로에게 엄한 건 어렸을 때부터 생겨난 자립심 때문이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 장녀 고원희는 집안일을 하면서 용돈을 받았고, 문제가 생겨도 혼자 고민하고 돌파구를 찾았다. 대학 등록금도 본인이 벌어서 낼 만큼 경제적으로 완벽하게 독립했다. "등록금이 비싸다 비싸다 말만 들었는데 이렇게 비싼 줄은 몰랐다"는 하소연이 또래 평범한 대학생과 다를 바가 없었다.

"수입이 불안정하다 보니까 등록금 부담이 좀 있어요. 학자금 대출을 받을까도 생각해 봤는데 그것도 다 빚이고 이자도 내야 하잖아요. 그냥 평소에 좀 쪼들리게 살아도 돈 있을 때 모아놨다가 내는 게 마음이 편해요. 어렸을 땐 차에 관심이 많았는데 일을 하다 보니까 안정적인 보금자리가 최고더라고요. 지금은 전세로 제가 살 집을 마련하는 게 꿈이에요."

거저 얻는 것 없이 노력을 통해 하나 하나 이뤄온 고원희는 '자기 것'에 대한 소중함을 잘 안다. 그러니 작품 속 캐릭터에 대한 애착은 얼마나 클까. 고원희는 대본을 받으면 최대한 많이 보면서 분석을 한다. 대본이 해지는 건 예삿일이다. 아직 잘 모르는 신인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건 그게 최선이다.

"왜 난 또렷하게 안 생겨서 한 번 봤을 때 왜 각인되지 않을까 생각한 적도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장점으로 생각해요. '궁중잔혹사'에서 장렬왕후 역은 온화하다가 독하게 변하는 캐릭터였어요. 감독님께서 온화한 이미지에 맞아서 절 캐스팅하셨다는데 독하게 변하니까 '니 안에 나쁜 게 많이 있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생긴 건 또렷하지 않지만 연기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고원희는 오랫동안 꾸준히 연기를 하고 싶어 했지만 준비도 천천히 하는 건 아니다. 그녀는 "혹시나 갑자기 주연을 맡게 된다면 제가 못 할 것 같다고 대표님께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자리가 사람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고 하시더라. 반짝 스타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미리 미리 더 열심히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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