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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 추위를 녹인 '추캥'의 온기, 아름다운 봉사


6군단 예하부대 찾아 위문, 장병들에게 인기 만점

[이성필기자] 병역혜택을 입은 이들도, 예비역도 있었지만 나라사랑은 따로 없었다. 모두가 '추캥(축구로 만드는 행복)'이라는 고유명사 앞에서는 하나였다.

K리거들로 구성된 축구선수들이 4일 강원도 철원군과 경기도 포천시 일대 80㎞를 돌아다녔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기부 모임인 추캥의 취지대로 육군 장병 위문과 족구 한 판을 벌이기 위해 중부전선을 수호하는 5군단을 찾았다. 선수들은 승진부대(임호영 중장) 예하 6사단(청성부대), 8사단(오뚜기부대)을 오가며 위문품을 전달하고 안보체험에 나섰다.

1999년 오장은(수원 삼성)을 주축으로 박건하 현 축구대표팀 코치가 경상남도 함양군에서 선수들의 심신을 치료해주던 소병진 선생(소나무 선생)과 함께 시작한 추캥은 매년 선수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규모가 커졌다.

지난 2011년 5군단을 방문하려다 부대 사정으로 아쉽게 취소됐다. 이후 2012년 경상남도 진해를 방문해 독도함에서 1박2일을 보내는 등 해군을 위로 방문하면서 군대와 인연이 시작됐다.

선수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어느새 매년 일상이 됐다. 시즌 종료 후 휴식을 취하는 시기지만 추캥을 기다렸다. 올해는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선수들을 빼고도 27명이 버스에 올라탔다.

진해 방문 당시 월남전 참전용사 추모비를 참배하고 미망민들에게 성금을 전달했던 이들은 올해는 한국전쟁, 월남전 참전용사 22명과 매달 5만원씩 1년 동안 적립하는 자매결연을 맺었다.

제2 땅굴과 평화전망대, 월정리역을 견학한 이들은 6사단 전방부대 11개 소초에 나눠 방문해 장병들을 위문했다. 김진규(FC서울), 염기훈(수원 삼성), 김승규(울산 현대)는 한 소초에서 쉬고 있는 장병들을 찾아 사인볼과 빵을 전달했다. 공교롭게도 김진규가 2006 독일, 염기훈이 2010 남아공, 김승규가 2014 브라질 월드컵에 각각 나섰던 대표선수 출신인 터라 장병들에게도 인기 만점이었다.

이날 발표된 A대표팀에 선발된 권창훈(수원 삼성)은 자비를 들여 빵 1천400개를 구매해 5군단 예하부대에 모두 돌렸다. 선수단은 부대 위문금 1천만원과 축구공 42개, 유니폼 30벌을 전달했다.

참전용사들은 한결같이 고마움을 표시했다. 후원식을 주재한 5군단 임호영 군단장은 "군대와 축구는 똑같다. 나라를 위해 싸운다는 점이 그렇다. 여러분들의 후원이 곧 나라 사랑하는 마음과 같다"라며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깜짝 기부도 이어졌다. 임 군단장의 말을 들은 박건하 코치는 "매번 올 때마다 마음이 뭉클해진다. 장병들의 수고가 있기에 선수들도 편하게 축구를 할 수 있다. 그래서 기관총 5정을 기부하기로 했다"라고 발표해 모든 이들의 찬사를 받았다. 기관총 5정은 1천만원에 상당하는 금액이다. 박 코치는 국방부에 국방헌금 형태로 기부를 할 예정이다.

선수들은 고된 여정에도 가는 부대마다 반기는 장병들 때문에 사인회에 최선을 다하고 기념촬영에도 응했다. 6사단 장병들은 "우리를 잊지 말아주세요"라며 늘 기억해주기를 바랐고 8사단에서도 "선수들의 마음을 가슴에 담겠다. 보고싶다"라고 소리쳤다.

모임을 주도한 오장은은 "군부대 방문이 두 번째다. 해군 방문 당시 많은 것을 체험하고 갔다. 선수들도 국가 안보가 얼마나 중요한 지 느끼고 갔을 것이다. 뿌듯하다"라고 의미를 전했다. 이어 "모든 준비과정을 선수들 스스로 해서 구단의 마음도 이해한다. 매번 행사를 마치고 나면 너무나 좋아해주신다. 그래서 더 뿌듯하다"라며 앞으로도 행사를 차분하게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조이뉴스24 포천, 철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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