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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탄생할까, 이랜드FC 선수 선발 테스트 후끈


140명의 경쟁 시작, 3일간 모든 운명을 건다

[이성필기자] 눈발이 날리고 바람까지 세차게 부는 상황에서도 취업이라는 목표를 앞세운 이들은 악조건을 신경쓰지 않았다. 오직 이 팀에만 들어갈 수 있다면 모든 것이 좋아지리라는 설렘으로 가득했다.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종합운동장. 사실상 축구장으로서의 기능이 멈춰 을씨년스러웠던 경기장에 140명의 청년들이 모였다. 이들은 내년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 참가하는 신생팀 서울 이랜드FC의 선수 선발 공개테스트인 '디 오퍼(The Offer)'에 참가한 이들이다.

전날 밤 눈이 내렸지만 인조잔디 그라운드의 눈은 깨끗하게 치워졌다. 그렇다 해도 영하의 차가운 날씨에 테스트를 받는 것은 여간 고역이 아니다. 그러나 새로운 팀에서 새 인생을 시작하겠다는 이들에게 충분히 도전 가치가 있었다. 이랜드 구단 프런트와 경기장 관리사업소 직원들은 오전 일찍 눈을 치우는 수고를 감내하며 최상의 테스트 조건을 만들기 위해 애를 썼다.

이랜드FC의 선발 테스트 공고 직후 546명이 서류를 접수했다. 1차 합격자를 고르는 데만 일주일이나 소요됐다. 이들 중 첫 관문을 통과한 140명이 이날 테스트 기회를 얻었다. 9명씩 16개 그룹으로 묶여 5일까지 사흘 간의 취업 경쟁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눈에 띄는 선수들도 몇몇 있었다. 한 스포츠 용품사의 축구인재 발굴 프로젝트인 '더 찬스' 국내 합격자였던 윤수용(19, 나이키 아카데미), 문선민(22, 외스테르순드FK) 등이다. 이들은 해당 용품사가 전세계 국가 합격자들을 모아 시도한 최종테스트에서 최후의 8인에 남는 등 테스트의 달인으로 인정 받았다.

K리그에서 나름대로 이름을 알렸지만 재능을 꽃피우지 못한 이들도 있었다. FC서울의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강정훈(27)을 비롯해 정형준(28, 로이엣 유나이티드), 이윤의(27) 등이 테스트에 참가했다.

이랜드FC의 테스트는 바늘구멍에 가깝다. 이미 신생팀 우선지명선수 혜택으로 드래프트에서 11명을 선발했다. 향후 자유계약선수(FA), 임대, 기존구단 보호선수 20명 외에 1명씩을 선발할 수 있다. 선택지가 나름대로 많아 이번 테스트에서는 많아야 10명이 뽑힌다.

선발 테스트에서는 마틴 레니 감독의 시선 외에도 스카우트, 경기분석관 등이 선수들의 움직임을 집중 관찰했다. 이랜드FC 관계자는 "선수들의 프로필을 보지 않고 정확하게 백지에서 시작하겠다는 레니 감독의 의중이 담긴 테스트라고 보면 된다"라며 참가자 모두에게 기회가 있음을 강조한 뒤 "테스트에 나선 이들 중에는 2015 K리그 드래프트 신청자들도 다수 있다. 그래서 더 좋은 선수를 직접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라고 전했다.

테스트는 9대9 경기로 이틀간 기량을 확인한 뒤 최종일에 11대11 경기로 마무리한다. 이랜드의 테스트 현장에는 몇몇 챌린지 구단의 스카우트들도 찾아 조용히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켜봤다. 한 구단의 스카우트는 "이랜드FC가 어떻게 하는지 보고 싶어서 왔다. 과정 자체는 신선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테스트가 시작되자 선수들은 돌변했다. 조금이라도 눈에 들어야 하기 때문에 과감한 동작들이 나왔다. 수비수로 테스트를 받는 이들은 실점이라도 하면 함께 움직였던 이들에게 원망의 눈빛을 보냈다. 외국인선수에게 한국어로 "아 정말 뭐하는 거야"라며 한탄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만큼 열의는 대단했다.

레니 감독은 "슈퍼스타가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선수 선발을 위해 고교, 대학, 내셔널리그, 챌린지 등 가보지 않은 경기가 없다. 한국 선수들의 능력을 높게 평가하며 "슈퍼스타가 되려면 기술도 좋아야 하고 성취감도 있어야 하며 피지컬 능력도 뛰어나야 한다"라며 "한국 선수들의 열망은 뛰어나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많이 봤다. 테스트 기간 동안 몸과 마음을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조이뉴스24 효창=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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