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욱의 '컴퓨터 분석', MVP 박준혁을 만들다

[최용재기자] 성남FC의 골키퍼 박준혁이 FA컵 MVP에 선정됐다.

성남FC는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14 FA컵 결승전 FC서울과의 경기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4-2로 승리했다.

이번 우승으로 성남은 1999년, 2011년에 이어 세 번째 FA컵을 품었다. 특히 올 시즌 시민구단으로 전환한 후 첫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기에 우승의 의미는 더욱 컸다.

특히 박준혁은 승부차기에서 서울의 오스마르와 몰리나의 킥을 막아내며 성남 우승의 주역이 됐고, MVP의 영광까지 안았다. 사실 승부차기에 들어가기 전 성남은 골키퍼를 전상욱으로 바꾸려 했지만 경기 시간이 끝나 교체하지 못했다. 이것이 오히려 성남에는 득이 된 것이다.

경기 후 만난 박준혁은 "감독님을 믿고 선수들을 믿고 한 마음 한 뜻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정말 기쁘다. (전)상욱이 형이 몸 푸는 것을 봤다. 골키퍼를 바꿀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경기가 끝나 내가 끝까지 뛰게 됐다. 감독님이 나를 끝까지 믿어주셨다. 경기 중에 리딩을 안정적으로 못해 심적으로 부담이 있었는데 마지막에 팀이 도움이 돼서 다행이다"며 우승 소감을 말했다.

박준혁의 승부차기 선방, 그 뒤에는 경기에 뛰지 못한 전상욱이 있었다. 전상욱은 서울 키커들을 철저히 분석했고, 이를 박준혁에게 전달했다. 이 덕분에 박준혁은 선방할 수 있었고, MVP에 등극할 수 있었다.

박준혁은 "어제 같은 방을 쓰는 (전)상욱이 형이 서울 키커들을 분석한 것을 나에게 알려줬다. 그것을 반영해서 오늘 승부차기에 나섰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 오스마르는 킥 장면을 몇 번 돌려봤다. 오스마르가 짧게 서 있으면 왼쪽으로 차고, 멀리 서 있으면 오른쪽으로 찬다는 둥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알려줘 도움이 많이 됐다"며 전상욱을 향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최용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여우' 김학범, 현실적인 전략으로 FA컵 품다

• 성남, 승부차기 끝에 FA컵 정상…'3번째 별' 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