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 "투자 없는 K리그, 전북이 마지막 자존심"

[최용재기자] 베테랑 김남일(37, 전북 현대)이 소극적으로 투자하는 K리그 클럽에 '일침'을 가했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클럽 중 거의 유일하다시피 과감한 투자를 감행했고,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전북은 K리그 클래식 3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조기 우승을 확정지었다.

12일 전북 완주군 봉동읍에 위치한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김남일은 "전북이 K리그의 마지막 자존심이다. 올해 우승을 해야만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투자였다. 전북이 우승을 하지 못하면 예산에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선수들도 생각했다. 그래서 선수들도 책임감이 굉장히 컸다. 그런 것 때문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며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김남일은 "K리그에 투자는 필요하다. 투자하지 않으면 성적을 따라올 수 없다. 그래서 전북이 K리그의 마지막 자존심이다"라며 다시 한 번 전북의 자긍심을 드러냈다.

이동국도 같은 생각이었다. 이동국은 "사석에서 다른 팀 선수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전북이 우승하는 것이 맞다고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 모두들 전북을 부러워한다. 시스템, 지원을 부러워한다. 전북이 우승을 해야 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을 한다. 투자가 있어서 우리 선수들도 자부심을 가졌고, 전북의 옷을 입고 뛰는 모습이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김남일 개인적으로는 선수 생활 첫 우승이다. 그래서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김남일은 "선수로서 처음 우승을 했다. 그래서 잘 모르겠다. (우승을 확정지은) 제주전이 끝나고 선수들끼리 끌어안고 좋아하기는 했지만 솔직히 실감이 잘 안 났다. 진짜 기분은 홈에서 포항전이 끝나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며 오는 15일 포항과의 경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노장으로서의 고충도 전했다. 은퇴를 하려다 최강희 전북 감독의 만류로 하지 못했다는 것도 털어놨다.

김남일은 "노장선수가 경기에 못나갔을 때 상실감이 크다. 어렵게 올 시즌 전북에 왔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 선수들을 잡아줘야 하는 역할을 하지 못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두 번의 부상을 당하고 축구에 대한 회의를 가졌고, 은퇴를 고민했다. 그 상태에서 최강희 감독님 찾아가서 미팅을 했고 너무 쉽게 포기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께 감사하다. 감독님이 붙잡아주지 않았다면 그저 그런 선수로 끝났을 것"이라며 지난 위기의 순간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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