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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 김동섭, 이동국에게 배운 '원톱의 자격'


김동섭 올 시즌 2골 극심한 부진, 이동국은 움직임으로 원톱 증명

[이성필기자] 극심한 골가뭄에 시달리는 김동섭(성남FC)을 위해 이동국(전북 현대)이 원톱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강의했다.

전북 현대는 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성남FC와 만나 2014 하나은행 FA컵 4강전을 치렀다. 살얼음 단판 승부라 한 방의 골이 너무나 중요했다. 끝내 두 팀은 연장 혈전을 벌이고도 득점 없이 비겼고,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성남이 이겨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전북이 공격, 성남이 수비에 무게를 두고 경기를 치러 골은 쉽게 터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결승 진출이 중요했기에 실리적인 축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90분에서 승부는 나지 않았고 연장을 넘어 승부차기에서 승패가 갈릴 정도로 빡빡한 경기였다.

전북은 이동국, 성남은 김동섭을 원톱에 두고 경기를 펼쳤다. 이들이 전방에서 얼마나 잘 움직여주느냐에 따라 팀의 공격력이 달라질 수 있었다. 이동국은 K리그 클래식에서 13골을 터뜨리며 좋은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반해 김동섭은 2골에 그치고 있다.

김동섭은 올림픽대표팀과 A대표팀 경험이 있는 자원이다. 확실한 원톱 자원이 거의 없는 한국 축구 입장에서는 그가 부진에서 탈출해 성장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해 14골 3도움으로 날아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올 시즌 부진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성남의 전임 박종환 감독과 이상윤 감독대행 모두 김동섭의 부활을 위해 애를 썼지만 쉽지 않았다.

이날 경기는 이동국과 김동섭 둘을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경기 내용상 전북이 공격적, 성남이 수비적이었어도 공격수의 임무는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A대표팀을 오가며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이동국은 왜 좋은 공격수인지 확인시켜줬다. 중앙에만 머무르지 않고 좌우는 물론 중앙선 아래까지 내려와서 동료에게 패스를 내준 뒤 움직임을 확인하며 자신의 동선을 체크했다.

볼을 받은 뒤 빠른 상황 판단도 돋보였다. 한교원이나 이승현, 레오나르도처럼 빠른 윙어들이 있으면 템포 빠른 패스로 전체 속도를 죽이지 않도록 힘썼다. 이들의 침투로 생긴 뒷공간은 자연스럽게 이동국이 뛰어가 자리했다.

슈팅 장면도 간결했다. 특유의 발리 슈팅도 골문의 상황을 슬쩍 확인한 뒤 지체없이 시도했다. 수비수가 달려들기 전 빠른 움직임이 돋보였다. 후반 13분 박진포가 겨우 걷어냈던 오른발 발리슈팅은 일품이었다. 측면에서 이승기가 이어준 가로지르기를 수비 뒤에서 빠져들어가 놓치지 않고 마무리했다. 박진포의 방어가 없었다면 골이나 다름 없었다.

김동섭도 이동국처럼 전방에서 움직였지만 상대 수비의 견제를 뚫지는 못했다. 원톱으로 고립되는 경우가 많았다. 김태환, 김동희 등 스피드가 좋은 윙어들이 다가오는 것에 대비해 패스를 주고 빠지려고 해도 쉽지 않았다. 슈팅 기회도 거의 얻지 못했다.

김동섭은 수비수에게 다가서기는 하지만 위협적이지는 않았다. 가까이서 볼을 받으려는 움직임보다는 뒤에서 빠져 있는 경우가 더 많았다. 볼을 받고 들어가기에는 이미 늦어버리는 것이다. 측면에서 가로지르기가 올 경우 다가서지 않고 제자리에 서 있는 경우가 더 많았다. 골 감각이 좋았던 지난해 김동섭은 끊임없이 공간을 찾아간 뒤 어떻게든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올해는 그런 장면을 좀처럼 찾아 볼 수 없다.

이날 성남의 승부차기 승리 결과와 상관없이 김동섭은 이동국의 움직임을 보면서 어떻게 다시 공격본능을 되찾을지 충분히 답을 찾을 수 있는 경기였다.

조이뉴스24 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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