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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리' 성혁 "갓지상? 내겐 제일 불쌍한 캐릭터"(인터뷰)


"실제 문지상이었다면 연민정에 복수 안 했을 것"

[이미영기자] '왔다 장보리'와 함께 인기가 수직상승한 인물이 있다. 아직 성혁이라는 이름은 낯설지만, '문지상'이라는 이름과 얼굴은 친숙해졌다.

성혁은 지난 12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극본 김순옥 연출 백호민)에서 악녀 연민정(이유리 분)에게 버림 받고 모든 것을 잃은 후 민정을 몰락시키기 위해 복수를 하는 문지상을 연기했다. 브레이크 없는 악역 연민정, 그녀의 계략을 미리 알고 저지하고 장보리를 돕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짜릿하게 했다. '갓지상' '탄산남'이라는 별명도 그래서 탄생했다.

지난 10년 간 연기를 하며 다양한 수식어가 생길 정도로 주목 받은 것은 처음. 별명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다 좋다. 이런 별명이 붙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고 웃었다.

'왔다 장보리'는 4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 있는 작품. 극중 문지상 연기로 배우 성혁의 인지도와 호감도도 높아졌다. 성혁은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말에 "최근 부산영화제를 다녀왔는데 문지상을 외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의외로 어린 중,고등학생 친구들이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인기에도 성혁은 차분한 모습. 들뜨지 않는 모습이다. 성혁은 "시청률이 잘 나와서가 아니라 촬영장에서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다 겸허하게, 묵묵히 촬영했다"고 말했다.

성혁은 '왔다 장보리'의 복병이자 '비밀 병기'이기도 했다. 연민정에게 버림 받은 전 연인으로 등장한 그는 중후반부 존재감이 뚜렷해졌다. 연민정의 악행이 심해질수록 문지상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그는 드라마에서 연민정에게 유일하게 처절한 복수를 감행하는 인물이었다. 여기에 친딸인 비단이를 향한 절절한 부성애까지,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야 했다.

성혁은 "중요한 것은 캐릭터의 크기가 아니라 변화되는 시점이었다. 분명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 문지상이 바뀔 때 변화되는 모습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다행히 입체적인 캐릭터를 위해 제가 열어놓을 수 있는 부분이 많았어요. 주인공이 있다고 하면 주변 인물인 저는 대본에 주어지지 않은 여백이 많은 인물이예요. 제가 할 수 있는 연기의 폭이 더 열려져 있었죠. 영화가 갖는 호흡처럼, 드라마 연기를 하려고 했어요. 예를 들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그 사람이 갖고 있는 행동이나 목적성이 있잖아요. 드라마에서는 캐릭터가 목적성을 잃는 경우가 많은데 그 목적성을 갖고 가려고 했어요. 비단이(김지영 분)와 얘기할 때도 대사에 치우치지 않고 서로 주고 받는 교감이나 눈빛에 더 치중했던 것 같아요."

캐릭터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묻어났다. 그는 "주어진 것을 해내는 것은 배우의 몫이다. 써주는 것 이외에 배우가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지상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묻어났다. 그는 "개인적으로 봤을 때 제일 불쌍한 인물이다. 혈혈단신 혼자다. 딸인 비단이도 직접적으로 스킨십을 못한다. 가슴 속에 뭔가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흔히 문지상이 연민정에게 복수를 하며 통쾌함을 느꼈을 거라 생각하지만, 성혁은 연기를 하면서 감정적으로 힘든 순간들이 많았다고 했다.

"복수를 하면 할수록 슬프고 힘들었어요. 누군가에게 복수를 한다고 해서 속시원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통쾌함을 느꼈으면 나쁜 놈이죠. 본인 스스로 외롭고 힘들게 맞는 것 같아요. 극중에서 문지상이 연민정과의 관계를 재희(오창석 분)에게 공개하는 장면이 있는데, 통쾌함보다 감정적으로 힘들었어요. 터트리고 난 이후에 뭔가 모르게 힘들더라고요. 아마 제가 문지상이었다면 복수를 안 했을 것 같아요. 결국에는 아픔을 고스란히 돌려 받을텐데 복수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성혁은 '왔다 장보리'를 통해 얼굴과 이름을 알렸지만, 지난 2005년 SBS 드라마 '해변으로 가요'로 데뷔한 10년차 연기차다. 그러나 소속사 문제와 군 입대 등으로, 햇수에 비하면 많은 작품이 없다.

그는 "연기를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 다만 꾸준히 연기를 못 해서 마음 고생을 했다. 긴 공백의 시간들이 많이 힘들었다. 가족들과 친구들이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지켜봐준 것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행복한 요즘이지만 들뜨지 않으려 한다. 그는 "문지상이라는 캐릭터가 주목을 받는 다고 해서 만족을 하지는 않는다. 연기 10년 하면서 배운 것은 겸허하자는 것이다. 순간 자축할 수 있겠지만, 다시 또 부담이다. 들뜰수록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보리'를 마친 그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KBS 일일드라마 '당신만이 내 사랑'의 남자주인공으로 낙점됐으며, KBS2 예능프로그램 '우리 동네 예체능' 테니스 편에 고정으로 합류했다. 성혁의 전성기는 지금일까.

"전성기는 아직 멀지 않았을까요. 이제 한두 발자국 내딛었고, 조금 시작한 것 같아요. 지금부터 보여줘야 할 것들이 더 많을 것 같아요. 뭔가 한 번에 하고 싶지는 않아요. 한계단씩 올라가고 많은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공부도 열심히 해서 영화를 제작하고 싶다는 바람도 있어요. 부지런히 해나갈 생각입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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