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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다이빙벨' 첫 공개, 시선 엇갈리는 뜨거운 감자(종합)


정지영 감독 참석, 상영관 밖에선 한 남성의 1인 시위도

[권혜림기자] 영화 '다이빙벨'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됐다. 세월호 사건의 현장을 담은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영화제 시작 전부터 상영 반대 세력과 부딪히는 등 화제의 중심에 섰다. 첫 공식 상영을 향한 영화제 관객들의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6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 CGV에서는 이상호·안해룡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이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공식 초청작으로 첫 상영됐다. 상영 후 감독들이 참석한 가운데 관객과의 대화(GV)도 진행됐다.

'다이빙벨'은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이후 보름 간 승객 구조 방식을 두고 벌어졌던 대립의 상황을 담았다. 다이빙벨 투입을 둘러싸고 전 MBC, 현 고발뉴스의 이상호 기자와 알파잠수기술공사의 이종인 대표가 고군분투했던 당시를 알린다.

MBC 재직 당시 지난 2005년 '삼성 X파일' 보도 등으로 파장을 몰고 왔던 이상호 기자는 해직된 현재 고발뉴스의 기자로 독자 및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팽목항 현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여러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그의 행보에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어느 기자보다 열정적으로 보도하는 것처럼 보인 동시에 때론 유가족의 요구와 상황을 전담해 전달하는 인물처럼도 비춰졌다. 저널리스트가 아닌 현장 활동가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상호 기자는 "욕을 가장 많이 먹어 본 대한민국 기자일 것"이라고 스스로에 대해 언급한 뒤 "현장에서 액터(Actor)로서 참여한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과거 '이라크에서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지 못하는 정부는 필요 없다'고 했었는데, 세월호는 72시간이라는 데드라인 안에 300명의 국민을 구출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고 답변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가 인질로 잡혀있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구인을 해야 하는데 못했다. 아직 10명이 갇혀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객관주의에 매몰돼 '나는 안전하다'라고 되뇌이며 현장을 중계하는 것이 도리가 아니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부 일반인 유가족이 '다이빙벨'의 영화제 상영을 반대하는 의사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불행히도 일반 유가족들은 잠수 전문가가 아니다"라며 "팽목항에 정부가 없었다고 말하는데, 이는 당시부터 지금까지 콘트롤타워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책임질테니 간섭 말라'고 한 정부가 없었다. 진실 밝히기도 구조도 유가족이 해야 하는 나라"라고 비판했다.

이어 "얼마 전 배가 침몰했는데 전원이 살았는데, 이 이유는 정부가 없었기(전혀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어민들이 자체 연락망으로 가서 다 구했다더라"고 덧붙인 그는 "유가족들은 어떻게 구조해야 하는지 모르신다. '거짓 언론 물러가라' 하면서도, '우리 자식들을 죽인 언론'이라 하면서도 그 언론의 정보를 받는다. 지금 경황이 없어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관객이 향후 영화제 외 시스템에서 공개 상영할 계획은 없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며 눈물을 감추지 못하자 이상호 기자는 "울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상영이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대한민국에서, 극장에서 여러분이 편하게 불편한 진실을 목격할 수 있는 곳이 부산국제영화제 뿐 아닐까 한다"고 알렸다.

이어 "10월 말까지, 이르면 10월 안에 개봉하기 위해 제작자와 프로듀서가 열심히 뛰어주고 있다. 함께 영화를 지켜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인 이상호 감독은 그 스스로도 눈물을 참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이상호 기자는 자신이 입고 온 검정 의상에 대해 "한 생존자도 살리지 못해 저는 죄인이다. 검은 옷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의 완전성, 영화로서의 정치를 손톱만큼이라도 주장하고 싶지 않다. 다이빙벨도 세월호를 영화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유일한 상징, 소품이었다. 이를 시작으로 많은 세월호의 아픔, 진실, 치유를 담은 영화들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길 바란다"고 알렸다.

상영 후 극장 입구에는 한 남성이 '세월호 특별법-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세월호 가족과 함께하는 영화인'이라는 글자가 적힌 판넬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천안함 프로젝트'를 제작한 정지영 감독과 유명 다큐멘터리 감독 조슈아 오펜하이머 역시 극장을 찾아 영화를 관람했다. 세월호 사건으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유가족도 일부 참석했다.

상영관 밖에서는 영화제 씨네필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부산외대의 학생들을 만났다. 이 영화가 상영 중지 요청을 받았던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되는지 묻자 강지영 씨는 "정부 측에선 중지시키고 싶었을 만한 영화"라고 답했다. 이어 "크게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영화였다"며 "(여러 입증 자료들을 통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니 더욱 좋았던 것 같다"고 감상평을 알렸다.

'다이빙벨'은 영화제 시작 전부터 상영 반대 세력과 부딪히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영화제의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 시장은 영화제 측에 영화 상영 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청했다.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들 중 일부는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찾아 '다이빙벨' 상영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영화제 측은 "영화제의 독립성을 지키고,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함"이라 알리며 영화를 예정대로 상영했다.

조이뉴스24 부산=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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