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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한 두산, 내년이 더 걱정


시즌 내내 무기력…정수빈·니퍼트 등 대폭 변화 불가피

[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의 4강 진출 전망이 무척 어두워졌다.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마치고 지난 1일부터 시작한 원정 6연전 중 첫 5경기에서 1승4패에 그쳤다. 6일 현재 4위 LG 트윈스와의 승차가 4경기로 벌어졌다. 잔여 경기가 10경기 뿐인 점을 감안하면 '기적'이 일어나야 4강 진입이 가능하다. 선수단이야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가을 야구 참가가 쉽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고비마다 무기력

올 시즌 두산은 이상하리만치 무기력했다. 무엇보다 반드시 잡아야 할 승부처에서 맥없이 주저앉는 모습이 반복됐다. 시즌 초반 상위권으로 치고 나갈 타이밍, 중반 스퍼트를 해야 할 시점에서 번번이 경기를 내줬다. 연승을 해도 부족할 '마지막 기회'인 요즘도 4연패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겨야 할 때 오히려 패수만 쌓이니 성적이 좋을리 없다. 전반기 막판을 1승3패로 마감해 4위 싸움에서 한풀 밀린 두산은 올스타 휴식기 이후 첫 4경기에서도 3패로 부진했다. 시즌 내내 위태롭게 4위 주변에서 맴돌다 시즌 종료를 앞두고 폭락하는 모양새다. '뒷심 부족'이란 꼬리표를 1년 내내 떼지 못한 양상이다.

◆선수단 대폭 변화 불가피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에 관계 없이 두산은 이번 겨울 큰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주축 선수 상당수가 군에 입대하게 돼 내년 시즌 선수단의 대폭 물갈이가 불가피하다. 우선 주전 중견수로 입지를 다진 정수빈이 시즌 후 병역 의무를 위해 잠시 팀을 떠날 예정이다. 폭넓은 외야수비와 빠른 발을 보유한 정수빈은 꾸준히 주전으로 나선 올 시즌 타격에도 눈을 떴다.

5일까지 118경기에서 타율 3할3리 6홈런 45타점 도루 30개로 종횡무진 활약했다. 이런 정수빈의 빈 자리를 어떻게 메울지는 두산의 큰 과제가 됐다. 여기에 마무리 이용찬도 군입대가 예정돼 있어 두산으로선 고민거리다. 주축 3루수 이원석, 중간계투 홍상삼도 군문제를 해결해야 해 두산은 적지 않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시즌 후 kt 특별지명으로 주전급 선수 한 명이 유출되는 것도 걱정거리다.

◆니퍼트·칸투의 거취 '미지수'

지난 4년간 마운드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아온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거취도 관심사다. 니퍼트는 그간 두산에 대한 애정을 숨김지 않아온 선수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미국 야구와 달리 팀을 위해 희생할줄 아는 한국 야구에 큰 매력을 느껴왔다. 지난달 30일 광주 현지에서 선수단을 위해 소고기 회식을 주최할 만큼 '로열티'가 강하다. 하지만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이고, 야구 또한 비즈니스라는 건 모든 야구 선수들의 상식이다. 한국 무대에서 보여줄 것을 모두 보여준 그가 한 번 더 두산에 남을지, 아니면 새로운 도전을 선택할지는 미지수다.

니퍼트 붙잡기는 이번 겨울 두산의 가장 큰 과제가 될 전망이다. 4번타자 칸투는 또 다른 의미에서 고민거리다. 전반기만 해도 탁월한 장타력으로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줬지만 후반기에는 이상할 정도로 파워가 사라졌다. 올스타 휴식기 이전 기록한 18홈런이 현재까지 그의 시즌 기록이다.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너무도 다른 전반기와 후반기 가운데 어느 쪽이 진짜일까. 내년에도 용병 한 자리를 타자로 써야 하는 두산의 고민이 커지게 됐다.

◆'어둠속의 희망' 이현승·함덕주·장민익

어려움 속에서 밝은 내일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마운드의 왼손 3인방은 새롭게 발견한 두산의 희망이다. 우선 팔꿈치 수술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난 이현승은 다음 시즌 큰 도약이 예상된다. 올 시즌 팀의 중간계투로 쏠쏠히 활약해온 그는 5일 창원 NC전에선 선발로 나와 5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이현승의 호투는 단연 눈에 띄었다. 내년 스프링캠프 활약에 따라서는 선발 로테이션 재진입도 가능해 본인으로서도 의욕을 가질 만하다. 시즌 후반 1군으로 올라선 뒤 배짱있는 투구를 보여준 함덕주도 올 시즌 발견한 '보석'이다.

빠른 직구를 바탕으로 상대 강타자들과 정면승부를 꺼리지 않는 그 역시 내년 시즌이 더욱 기대된다. 207㎝로 현역 최장신인 장민익은 지난 5일 광주 KIA전에서 놀라온 잠재력을 보여줬다. 경기 후반 구원투수로 등판해 3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150㎞ 안팎의 강속구를 줄기차게 뿌렸다. 안타 1개를 내줬지만 아웃카운트 2개를 범타로 손쉽게 잡아내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몸상태만 정상이라면 내년 시즌 기대주로 꼽힌다. 2년 연속 10승을 거둔 유희관과 함께 두산의 왼손 투수 인력풀이 몰라보게 풍성해졌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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