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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부상 이겨낸 김온아, 동생 김선화 있기에…


자매 금메달리스트, '광저우 한풀이'는 언니라는 책임감으로

[이성필기자]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무서운 신예로 이름을 알린 여자 핸드볼 에이스 센터백 김온아(26, 인천시청)의 인천 아시안게임은 남달랐다.

김온아는 한을 품고 뛰었다. 베이징에서는 2004 아테네올림픽 '우생순' 언니들과 함께 동메달을 제조하며 큰 기대를 받았다. 빠른 움직임과 높은 슛 정확도는 일품이었고 상당한 기대감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김온아가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서 일본에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되는 아픔을 겪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메달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스페인과의 1차전에서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하는 변수를 만났다. 결국 한국은 4위에 그치며 노메달로 올림픽을 마감했다.

무릎 부상은 끊임없이 김온아를 괴롭혔다. 낫는다 싶으면 부상이 재발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사실 런던 올림픽에서의 부상도 관리를 잘했다면 나오지 않을 수 있는 것이었다. 스페인전 전반에 오른쪽 발목을 삐끗했고 테이핑을 하고 나서 이기겠다며 선봉에 섰지만 결국 무릎 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으로 이어졌다.

1년 넘게 재활을 했지만 이번에는 수술 부위의 염증이 김온아를 괴롭혔다. 김온아 없는 소속팀 인천시청도 핸드볼코리아리그 초반에 애를 먹는 등 어려운 함께 했다. 김온아는 평창의 한 재활클리닉에서 이를 갈며 완벽한 복귀를 기다렸고, 그의 스승인 임영철 대표팀 감독은 다시 그를 호출했다.

김온아의 책임감은 남달랐다. 골키퍼를 제외한 플레이어 중 우선희(36, 삼척시청)와 함께 그가 코트의 리더가 되어야 했다. 김온아의 포지션인 센터백은 할 일이 많은 포지션이다. 좌우 윙어들에게 패스를 해주고 피봇이 상대 수비를 흔들면 뒤에서 순식간에 파고들어 득점도 올려줘야 한다. 할 일이 너무나 많다보니 상대의 주요 파울 대상이기도 하다.

대표팀에서 동생이 함께 뛴다는 점에서 기분도 남달랐다. 김선화(23, 인천시청) 앞에서 언니의 리더십도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 김선화는 아직 덜 익은 대표 선수지만 김온아의 모든 것을 배울 정도로 열의가 상당하다.

김온아는 대회 시작 후 출전 시간을 조절하며 결승전에 만반을 준비를 했다. 조별리그에서 득점이 적었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일본전을 두고두고 기다렸다. 오른쪽 무릎에 보호대를 차고 통증이 있어도 신경쓰지 않고 과감하게 돌파했다. 김온아를 제대로 막지 못한 일본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김온아는 결승전 일본전에 대해 "체력을 완전히 쏟았다. 4년 전에는 잘 해야 된다는 부담감 때문에 우리 플레이를 못했지만 이번에는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했다"라며 즐기면서 하니 모든 것이 잘 됐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우선희가 앞에서 이끌고 김온아가 뒤를 받친 대표팀은 일본에 시원스런 설욕을 하며 금메달의 영광을 되찾았다.

김온아는 부상의 고통을 견디기 힘들어 핸드볼을 관두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재활) 초반에는 부상 때문에 힘들어서 핸드볼을 다시 하고싶지 않은 느낌까지 들었다. 재활 기간도 길어서 마음 고생이 심했다. 조급함을 버리고 차분하게 하니 잘됐다"라며 여유로움으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낸 것이 값진 결실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동생 김선화와의 동행은 큰 힘이었다. 자매 금메달리스트가 된 김온아는 "동생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언니로서 책임감도 있었다.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언니로서의 책임감 있는 리더십이 김온아와 한국 여자핸드볼을 다시 일으켜 세운 셈이다.

조이뉴스24 인천=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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