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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양날의 검' 발야구…류중일의 구상은


중국전서 위력 발휘…실패할 경우 꼬일 우려도

[정명의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이 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 가운데 하나로 '발야구'를 빼놓을 수 없다. 도루 등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상대의 혼을 빼놓는 이른바 발야구는 한국 프로야구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번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은 발야구를 통해 큰 고비를 넘었다. 28일 중국과의 준결승전. 예상과는 달리 경기 초반까지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고, 한국은 점차 경기가 꼬이는 분위기였다. 이 때 꼬인 실타래를 풀어준 것이 바로 발야구였다.

2-2 동점이던 5회말. 선두타자 박병호가 안타를 치고 나간 뒤 기습적으로 2루를 훔쳤다. 중국 내야진은 박병호의 도루에 전혀 대비하고 있지 않았다. 박병호는 나성범의 적시타로 홈을 밟으며 팀에 3-2 리드를 안겼다.

나성범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2루 도루 후 포수의 송구가 외야까지 흐르는 사이 홈을 파고 들어 세이프됐다. 그렇게 한국은 두 거포의 적극적은 주루 플레이로 2득점, 경기 주도권을 되찾았다.

작전은 아니었다. 류중일 감독은 "도루는 그린라이트"라며 "박병호가 소속팀에서도 도루를 많이 하는 선수"라고 박병호가 스스로 판단해 도루를 시도한 것임을 전했다. 박병호는 "상대 투수가 느린 주자가 나올 땐 퀵모션을 크게 하더라"며 "유지현 3루 코치님도 그걸 파악해서 뛰어도 좋다는 제스처를 해주셨고, 거기에 맞춰 뛰었다"고 설명했다.

나성범의 도루 역시 마찬가지. 나성범은 "뛰고 싶어서 뛰었다. 아무런 견제를 하려는 움직임이 없더라"며 "공이 뒤로 빠지길래 3루까지만 가려고 했는데, 유지현 코치님이 팔을 계속 돌리셔서 홈까지 들어갔다. 너무 기분이 좋아 나도 모르게 팔을 올리는 세리모니를 했다"고 말했다.

일단 도루에 관해서는 선수들에게는 그린라이트를 부여한 류중일 감독이다. 대만과의 결승전 역시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면 선수들이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펼쳐 흐름을 뒤바꿀 수도 있다. 여전히 발야구는 한국 대표팀의 주요 공격 옵션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문제는 대만의 경우 중국처럼 호락호락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야구 수준 자체가 대만이 중국보다 무척 높다. 자칫 경기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도루 등 적극적인 주루플레이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경기가 더욱 꼬이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중국전에서도 무리하게 홈을 노리다 두 차례나 횡사한 것이 경기 초반 고전의 이유였다.

최선은 도루 없이 승리를 가져가는 것이다. 예선전에서도 한국은 대만을 상대로 도루 없이 홈런 3방을 터뜨리며 10-0 대승을 거뒀다. 결승전에서도 시원한 공격이 펼쳐진다면 굳이 발야구 카드를 꺼내들 필요가 없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초반에는 강공 위주로 가고, 점수가 안날 경우 작전을 펼칠지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류 감독이 말하는 작전에는 도루 등 발야구도 포함돼 있다. 류 감독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 발야구를 어느 시점에서 활용할 지가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됐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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