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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 유병재 "'극한직업' 최고는 옹달샘, 홍석천-이유리 탐나"(인터뷰)


공감가는 루저 캐릭터로 인기몰이

[정명화기자] "사람들을 웃기는 게 제일 좋다."

소위 '갑과 을'의 관계가 있다면 'SNL 코리아'(이하 SNL)의 '극한직업' 속 매니저는 을도 아닌 저 아래 정 정도의 약자로 그려진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인간적으로 보이지만 괴팍하고 종잡을 수 없으며 막무가내인 스타들의 시중을 들거나 비위를 맞추며 늘 얻어맞고 상처받으며 눈물을 흘린다.

'삐~' 묵음으로 처리된 갖은 욕설과 눈물 콧물을 짜내며 엉엉 우는 매니저의 극한 직업 체험은 '여전히', '새삼스레' 등으로 부제와 스타들을 바꿔가며 제대로 된 '병맛'의 웃음을 준다.

대학생이자 작가, 연기자, 가수, 작곡가 등 다양한 타이틀을 가진 유병재. 그는 자신의 본업을 'SNL'작가라고 여러번 강조한다. 글 쓰는 것이 좋고, 사람들을 웃기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작업이 좋다는 그는 "할 수 있다면 본연의 일인 작가에 집중하고 싶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사람들을 웃기는 것을 무엇보다 좋아했다는 유병재 작가는 막연히 영화감독이나 PD를 꿈꾸다 군대에서 웃기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처음 생각했다.

한국에 'SNL'이 들어온다는 사실을 듣고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그는 마구잡이로 UCC 동영상을 올려 온라인에서 주목을 받았다. 모 프로그램에서 러브콜이 와 출연하게 된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SNL' PD를 소개해 달라 부탁해 자신을 적극 어필했다. 적극적인 노력 끝에 꿈에 그리던 'SNL'에 합류한 유병재 작가는 다큐멘터리 '극한직업'에서 영감을 받아 '극한직업 매니저'를 구상하게 됐다. 고정 출연자를 생각했지만 직접 연기해 보라는 제안에 덜컥 출연했고, 그 결과 각종 CF를 섭렵할만큼 인기를 모으고 있다.

화면에서 보여지는 개구지고 익살스러운 모습과 달리 말수가 적고 조용한 성격이라는 그는 웃음기 없는 얼굴로 진지한 대답을 이어갔다.

이하 일문일답

-요즘 인기를 실감하나?

"실감한다. 사실 UCC를 찍고 여러가지 활동을 하면서 3년 전부터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기기는 했었다. 하지만 방송 출연을 시작한 1년 전부터 많이 알아보기 시작했다. 최근 몇달 전부터는 방송에 노출이 많이되서 거의 알아본다고 할 정도다. 사인 요청도 많고. 인터넷 덕을 많이 봤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워낙 SNS나 유튜브 등이 활발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별로 없었다.

-많이 알아보니, 실생활에서 불편하지는 않나?

"불편하지는 않다. 이동할 때는 택시를 주로 탄다. 불편해서라기보다는 요즘 바빠서 시간을 절약하려는 이유다. 그리고 아직 면허가 없다."

-아직 학생인데, 학업은 어떻게 하고 있나? 군대는?

"지금 학년으로는 3학년까지 마친 상태다. 졸업은 아직 알 수 없다.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군대는 현역으로 대전에서 예비군 조교를 했다. 조교를 하다 행정병으로 풀렸는데, 그 당시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이 없어서였다. 군대 선임이었던 형과 마음이 잘 맞아서 지금 함께 살고 있다."

-최근 'SNL'은 초기에 비해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작가로서 어떻게 평가하는지.

"아무래도 직접 몸 담고 있다보니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어렵다. 초창기보다는 한국화가 많이 된 것 같다. 초기에는 모놀로그가 미국식 고정 코너로 있었다. 호스트가 스탠드업 코미디를 고정적으로 선보이는 거다. 그런데 한국 정서에 안 맞는다고 생각해서 빠지고 장진 감독 웃음의 호흡이 조금 느린 편이었다면 그 호흡이 좀 더 빨라진 것 같다. 이런 점에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호불호는 갈린다. 한국화가 더 강화됐다고 할 수 있다. 'SNL' 공개 코미디하고는 또 다르다.

-출연 크루와 작가, 두가지를 병행 중인데, 그 비중은 어떻게 가져가고 있나?

"아무래도 다른 일들이 많다보니 작가로서의 비중이 줄어든 것 같다. 지금도 회의를 하다 나왔다. 다른 작가들에게 죄송하기도 하고, 본업인 작가에 더 충실하고 싶다."

-'극한직업'은 직접 쓰나?

"직접 구상하고 호스트에 맞게 아이디어를 내고 대사를 쓴다. 호스트의 특성에 맞는 에피소드를 구성하는데, 쓴 대본을 호스트와 상의해 많은 부분을 수정한다. 늘 일정이 빠듯하게 돌아가서 상의도 많이 하고 수정도 그만큼 많은 편이다."

-지금까지 '극한직업 매니저'편에 출연한 호스트 중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사람과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연예인이 있나?

"지금까지 약 13명의 호스트와 '극한직업'을 찍었다.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호스트는 옹달샘이고, 해보고 싶은 사람은 홍석천씨나 윤후, 추사랑, 김구라씨 아들 김동현, 아니면 유명한 동물배우다. 예를 들면 얼마전 세상을 떠난 상근이나 마음이같은 동물 배우와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극한직업 매니저'는 직접 아이디어를 냈나?

"직접 아이템을 냈다. '극한직업'이라는 프로그램의 제목이 재밌다고 생각했고 다큐멘터리의 분위기나 말투, 표정이 웃음을 주는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호스트의 매니저를 극한직업으로 등장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출연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아이디어나 에피소드를 위해 주변의 매니저들에게 조사를 하긴 하는데 큰 도움은 안된다. 코미디가 목적이라 웃긴 상황을 연출해야 해서 현실과는 잘 맞지 않는다. 실제 조사한 에피소드를 방송에 쓴 경우는 없다. 한가지 조울증의 여배우 에피소드를 듣고 조성모씨 편에 적용시킨 적은 있다."

-항상 똑같은 의상을 입고 등장하는데?

"원래 내 옷이다. 연계성을 생각해서 같은 옷을 입은 건데 지금은 너무 더러워서 바꾸고 싶다. 광고 촬영할 때도 그 옷을 입고 오라고 한다. 똑같은 걸 구하고 싶어서 알아봤는데, 그 조끼가 나름 구제라 똑같은 옷이 없다."

-매 회 처절한 눈물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안약의 힘을 빌리나?

"약의 힘을 빌리기도 하지만 진짜 울 때도 많다. 개인적인 일들로 힘들거나 슬펐던 과거를 생각하며 운다. 사실 살면서 울 기회가 별로 없지 않나. 그래서 겸사겸사 촬영을 빌미로 울기도 한다. '극한직업'에서 우는 표정이 진짜 내가 우는 얼굴이다. 평소에도 그렇게 우는데, 그래서 걱정이다. 정말 내가 슬퍼서 울어도 사람들이 'SNL'을 떠올리며 웃을까봐. 상가집에서 우는데 날 보고 웃으면 어쩌나 걱정이다."

-연기가 어렵지는 않나?

"어렵지 않다. 사실 연기를 한번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잘 하고 싶은 욕심도 없다. 그냥 막무가내로 하다보니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는 생각이다. 그리고 내가 직접 대본을 쓰니까 내가 잘 못 살리는 연기는 넣지 않는다. 연기에는 욕심 없다."

-작가와 연기, 노래, 작사작곡까지 다재다능한 것 같다.

"본분은 어디까지나 작가다. 잘 할 수 있다면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꿈이다. 노래는 UCC를 찍기 위해 만들어본거다. '니 여자친구..'는 작사는 내가 다 했고, 작곡은 어떻게 하는지 테크닉적인 걸 모르니 멜로디를 만들고 친구가 곡을 써줬다. 공동 작곡이다. 내가 노래만 더 잘했어도 브로처럼 대박을 칠 수 있었는데, 노래를 못해서.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노래를 시키고 싶진 않았디. 웃긴 건 내가 하고 싶었으니까. 노래 가사는 내 자전적인 내용이다. 앞으로 더 도전하고 싶은 건 스탠드업 코미디다. 하지만 무엇보다 작가로서의 본분에 충실하고 싶다."

-'SNL'에 섭외하고 싶은 호스트가 있나?

"홍석천씨와 제대로 한번 연기해보고 싶다. 뻔한 게이 코미디는 싫다. 그렇지 않아도 사회적으로 차별받는 분들을 희화화하고 싶지는 않다. 워낙 그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캐릭터이지 않나. 진짜 멜로를 하고 싶다. 막연하게 영화 '런어웨이 브라이드'의 엔딩 장면처럼 결혼식장에서 도망치는 장면을 패러디해보고 싶다. 그리고 최근에는 이유리씨가 탐난다. 연민정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1년여 전에 조정석씨가 고정 크루가 돼 주면 너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사이 너무 떠서 이젠 힘들 것 같다. '정도전' 같은 사극 배우들, 박영규씨나 임호씨도 재미있을 것 같다."

-요즘 CF도 여러편 찍었는데, 수입은 많이 늘었나? 혹시 매니지먼트사의 영입 제의는 받은 적 있는지.

"수입은, 아직 체감할 정도는 아니다. 영입 제의는 없다. 온다고 해도 들어갈 생각은 없다. 어딘가 소속될 마음도 없고, 내가 원하는 방향이나 꿈도 그런 쪽과는 거리가 멀다."

-그 꿈이란 무엇인가?

"지금 하는 것이 내가 늘 원했던 꿈이었다. 꿈을 이뤘다고 할 수 있다. 늘 사람들을 웃기고 싶고 좋은 코미디를 내놓고 싶다. 지금의 유명세가 부담스럽기보다는 무섭다. 실수할까봐. 원래 내 성격은 조용하고 말 수가 적은데, 일부러 밝게 생활한다. 난 똑같은데 말 없이 있으면 변했다고 할까 무서워서 더 밝고 활발하게 지내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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