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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회복에 이 악문 女 핸드볼, 亞 정상 올인


새벽 5시 기상, 숨이 차오를 때까지 강훈련

[이성필기자] "빠르게 움직이면서 수비 철저히 해!"

여자 핸드볼대표팀의 임영철 감독은 혹독한 훈련을 시키기로 유명하다.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요령을 피우면 거침없이 지적이 들어간다. 여자라고 봐주는 법은 절대로 없다.

지난 5월 소집된 여자 핸드볼대표팀은 체력 훈련 중심으로 빠른 공수 전환에 초점을 맞췄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당시 황경영 감독이 이끌던 일본대표팀에 4강에서 패하며 동메달 획득에 그쳤던 치욕을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4일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 오륜관에서 열린 핸드볼대표팀 출정식 뒤에도 임 감독은 냉정하게 훈련을 진행했다. 선수들은 코트를 세로로 왕복 달리기를 했다. 횟수가 많아질수록 왕복 속도도 빨라져야 하는, 그야말로 한계점에 이르는 훈련이다.

남자와 마찬가지로 여자 대표팀은 새벽 5시에 기상해 육상 트랙을 어김없이 뛴다. 매주 두 차례 태릉선수촌 인근의 불암산을 러닝으로 오른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지만 늦으면 가차없이 임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26~27분 안에 정상에 올라야 한다. 처음에만 해도 32~34분대였던 선수들은 지금은 27~29분까지 단축했다. 이후 오전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뒤 오후에는 체육관 왕복 달리기로 지구력을 기르고 야간 전술 훈련에 열을 올린다.

체력 훈련에 집중하는 데는 일본의 영향이 크다. 일본은 광저우 대회에서 한국적인 핸드볼 스타일을 그대로 선보이며 한국을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어냈다. 최근에는 한국 특유의 스피드와 투지에 유럽의 기술이 잘 녹아들면서 복병 이상의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우생순'의 주역 임오경 SBS 해설위원은 "우리가 세계 대회에 나가서 잘 하는 것은 빠릿빠릿함이 있기 때문이다. 신장과 힘을 앞세운 유럽에 속도로 대하니 통한다. 그런데 아시안게임은 조금 다르다. 특히 일본이 우리와 유사한 스타일이라 상당히 피곤하다. 다들 금메달을 원하고 있지만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한다"라고 전망했다.

광저우 대회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기억하고 있능 선수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주장 우선희(삼척시청)는 "개인적으로 광저우 대회가 너무나 아쉽다. 선배들이 늘 금메달을 목에 걸고 마무리를 했지만 광저우에서는 동메달이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후배들에게 그런 아쉬움을 이어주기 싫다"라고 이를 갈았다.

최대한 차분하게 대회 준비를 하고 있지만 광저우의 아픔은 잊을 수 없는 것이다. 우선희는 "동메달을 따고 나서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공항 도착 후 선수들이랑 헤어진 뒤 눈물이 나더라. 그 느낌을 다시 느끼고 싶지 않다. 내게 마지막이 될 지 모르는 국제대회다. 금메달로 마무리짓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에이스 김온아나 류은희(이상 인천시체육회)도 마찬가지다. 김온아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라며 말을 아꼈다. 류은희는 "개인적으로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이 없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더 기대되고 긴장과 부담감도 있는데 극복하겠다"라며 자존심 회복을 예고했다.

조이뉴스24 태릉=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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