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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진욱 코치, 제주 바다에 입수한 사연은?


제주 전훈 OK저축은행 배구단, '이열치열' 백사장 러닝 훈련

[류한준기자] 한여름 무더위는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한낮 햇볕은 따가웠다. 제주도에서 지난 25일부터 오는 29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전지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남자 프로배구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 선수단은 26일 중문 해수욕장을 찾았다.

빡빡한 훈련 일정 가운데 짬을 내 해벼에서 휴식시간을 가졌을까. 그렇지는 않다. 오전 웨이트 트레이닝을 마친 뒤 선수단은 백사장 러닝 훈련을 했다.

막바지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OK저축흔행 선수들은 굵은 땀방울을 연신 흘리며 모래사장을 뛰고 또 뛰었다. 무작정 달린 건 아니다. 중문 해수욕장 백사장의 길이는 1km가 조금 안된다. 선수들은 일단 7차례 왕복달리기로 몸을 풀었다.

그리고 한 가지 훈련이 더 남았다. 거리를 20m로 좁혀 왕복달리기를 다시 반복했다. 이 때는 횟수를 정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선수들은 숨이 턱밑까지 차오를 수밖에 없었다.

피서객들의 웃음소리와 흥겨운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선수들의 기합 소리가 섞여 들리기 시작했다. 김세진 감독과 석진욱 수석코치, 윤여진 코치 등 팀 코칭스태프는 힘에 부친 선수들을 독려했다. "한 번 더!"를 외쳤고, 선수들은 고개를 숙이면서도 다시 출발선에 선 뒤 모래사장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석진욱 코치는 "내가 직접 뛰지 않아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2년 전만 해도 석 코치는 현역 선수로 뛰었다. 그러나 이제는 코치 신분이다. 석 코치는 "그래도 어쩔 때는 몸이 움찔 움찔 한다"고 웃었다. 서 있는 자리는 바뀌었지만 몸은 아직 선수시절 기억을 갖고 있다.

김세진 감독이 "이번이 마지막이다. 한 번만 뛰자"고 얘기를 하자 선수들은 힘든 가운데서도 표정이 밝아졌다. 두 시간 넘게 이어진 백사장 러닝 훈련의 끝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수들의 훈련을 옆에서 지켜보던 석 코치가 사라졌다. 그는 백사장을 내달리고 있었다. 그 뒤를 선수단에서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센터 한상길이 쫓아갔다.

석 코치는 훈련을 끝낸 선수들이 자신을 바닷물에 빠뜨리는 장난을 치려 한다는 걸 미리 알아챘다. 자신도 선수시절 그렇게 코치를 골탕먹이곤 했기 때문이다.

석 코치는 바로 붙잡히진 않았다. 달리기 실력은 지금도 여전했다. 그러나 한상길이 결국 석 코치를 따라 잡았다. 석 코치가 붙잡혀 바닷물에 빠지자 이를 지켜보던 선수들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훈련으로 쌓였던 피로가 한 번에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석 코치가 흠뻑 젖은 몸으로 물에서 나오자 선수들의 시선은 한 곳으로 몰렸다. 바로 다음 타깃 김세진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내가 알아서 참여하겠다"며 스스로 바닷물로 뛰어들었다. 그 장면을 지켜본 선수들은 다시 한 번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조이뉴스24 제주=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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