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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인생은 조인성처럼'에 발끈한 사연


자신의 상징과 같은 수식어 무단 도용에 강력 항의, 진한 애착 드러내

[정명의기자] '투수는 선동열, 타자는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이라는 말이 있다. 투타 각 분야의 전설이라 할 수 있는 선동열 KIA 감독과 이승엽(삼성), 야구 센스가 뛰어났던 이종범 한화 코치를 칭송하는 말이다.

여기에 하나 더. '인생은 이호준'이라는 말도 있다. 이호준이 중요한 시기마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미모의 아내와 결혼한 것을 두고 만들어진 일종의 패러디. 이호준의 성공적인 야구인생을 뜻하는 기분 좋은 말이다. 최근에는 한 스포츠케이블 채널의 광고로도 등장해 더욱 유명해졌다.

하지만 꼭 좋은 뜻만 포함돼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작은 오히려 반대였다. 꾸준함없이 필요한 때만 성적을 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비꼬는 의미였던 것. 이호준도 모를 리 없었다. 그는 "3할은 딱 3번만 치면 된다고 하더라. 주전으로 올라설 때, FA 계약하기 전"이라며 "(인생은 이호준이라는 말이) 처음부터 좋은 뜻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호준은 직접 언급한 것처럼 딱 3번 3할 타율을 기록했다. 1998년 해태에서 3할3리를 기록하며 주전으로 올라섰고, 2007년 3할1푼3리를 기록하며 생애 첫 번째 FA 계약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2012년 정확히 타율 3할을 맞추며 NC와 FA 계약, 팀을 옮겼다. 팬들의 지적이 틀리지 않은 셈이다.

좋지 않은 뜻으로 시작된 말이지만 이제는 긍정적인 의미로 더욱 많이 사용된다. 이호준도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수식어가 된 '인생은 이호준처럼'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는 곧 다른 선수의 무단 도용(?)에 발끈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호준이 발끈한 대상은 한화 이글스의 조인성. LG의 터줏대감으로 지내다 SK로 이적, 다시 올 시즌 중 한화로 트레이드 된 조인성은 한화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출전 기회가 적었던 SK와는 달리 한화에서는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 조인성이 합류하면서 한화의 경기력과 성적이 나아졌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최근 조인성을 인터뷰한 기사에서 '인생은 조인성처럼'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이는 수식어의 원주인인 이호준에게 달가울 리 없는 사건이었다. 곧바로 이호준은 특유의 걸쭉한 입담으로 "감히 그걸 가져다 쓰다니"라며 "앞으로는 함부로 쓰면 안된다고 조인성에게 꼭 전해달라"고 경고장을 날렸다.

이호준과 조인성은 절친한 사이다. 나이는 조인성이 한 살 많지만 이호준이 이른바 '빠른' 출생이다. 조인성이 직접 해당 표현을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인생은 이호준처럼'의 소유권을 확실히 하기 위해 친구에게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한 것이다.

이호준이 '인생은 이호준처럼'에 남다른 애착을 갖는 이유가 있다. 최근 그 말이 유명해지면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신을 사랑해주는 팬들이 늘어났기 때문.

이호준은 "어린 아이들은 나한테 손가락질을 하며 '어~ 이호준처럼이다'라고 말하고, 40대 쯤 되는 분들은 일이 잘 안풀린다며 내 손을 잡고 기를 받아가고 싶다고 하는 경우도 많다"며 "호부지라는 별명도 있지만, '인생은 이호준처럼'이라는 말이 난 참 좋다"고 말했다.

시작이야 어쨌든 현재 '인생은 이호준처럼'이라는 말은 이호준에게 최고의 찬사가 아닐 수 없다. 올 시즌 역시 이호준은 타율 2할8푼2리에 20홈런 68타점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누군가 '인생은 ○○○처럼'을 노리는 선수가 있다면 먼저 이호준의 허락을 얻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호준이 허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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