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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 탈출' 이태양, 시련을 성장의 밑거름 삼다


11일 LG전 6.1이닝 2실점 승리투수, 정신적으로 한 단계 성숙

[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의 이태양(24)이 '에이스 본색'을 되찾았다. 부진을 씻고 승리투수가 되며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이태양은 11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1이닝 동안 안타 5개만을 내주며 2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는 이태양을 앞세워 LG를 4-2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그동안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낸 호투였다. 7월부터 부진에 빠진 이태양은 3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7월23일 NC전 5이닝 4실점(3자책)을 시작으로 7월29일 넥센전 2.2이닝 8실점(7자책), 5일 삼성전 3.2이닝 7실점 등 3경기 연속 패전투수가 됐다.

이태양은 올 시즌 처음 풀타임 선발로 자리를 잡은 선수다. 경험이 없기 때문에 한 번 흔들리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도 있었다. 특히나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에 따른 자격 논란이 일면서 알게 모르게 마음고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태양은 멋지게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시련을 겪으며 오히려 더욱 단단해진 모습이다. 오랜만에 승리를 따낸 11일 LG전 역시 쉽지 않은 조건이었다. 우천으로 등판일이 하루 미뤄졌으며, 경기 중에는 어이없는 실책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흔들림없이 승리를 지켜냈다.

이태양이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스스로를 믿은 것이었다. 보통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은 여러가지 변화를 시도하며 부진에서 탈출하고자 노력한다. 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는 경우도 있지만, 시즌 중 갑작스러운 변화는 더 큰 슬럼프를 부르기도 한다.

이태양은 평소와 다름없이 경기를 준비했고, 마운드에 서서 공을 뿌렸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편안하게 던져라'고 주문한 것 정도. 경기 후 이태양은 "더 이상 나빠질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던졌다"며 "최근 부진했지만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공격적인 피칭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이태양이 부진했던 원인 중 하나는 포크볼의 예리함이 덜해진 것이 꼽혔다. 이태양의 주무기는 140㎞ 후반대의 빠른공에 날카롭게 떨어지는 포크볼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경기 동안 이태양의 포크볼은 위력을 잃었고, 자연히 구사 빈도도 낮아졌다. 주무기를 잃어버리니 난타를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반대로 포크볼의 위력을 되찾은 것이 LG전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이태양은 "그동안 포크볼이 무뎌진 것을 느꼈었는데 오늘은 잘 떨어졌다"며 "(포크볼 구위 회복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었다. 그냥 하던대로 했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잘되는 날도, 안되는 날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변화를 추구하기보다 부담없이 편한 마음으로 자신의 공을 믿고 던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아무런 변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변화구를 던지는 코스를 바꿨다. 이태양은 "지난 등판까지는 볼에서 스트라이크가 되는 공을 많이 던지다 많이 맞았다"며 "그래서 오늘은 스트라이크에서 볼이 되도록 던지려 노력했더니 헛스윙이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최대 위기는 동료들의 실책으로 비롯됐다. 4-1로 앞선 6회말 선두타자 정성훈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뒤 채은성을 평범한 뜬공으로 유도했지만 중견수 피에와 유격수 강경학이 엉켜 넘어지며 공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이태양은 순식간에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태양은 박용택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뒤 이병규에게 유격수 병살타를 유도해내며 이닝을 끝냈다. 실책으로 비롯된 위기가 상대 중심타선으로 이어졌다. 자칫 리드를 내줄 수도 있어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태양은 차분히 후속 타자들을 잡아내며 실점없이 이닝을 끝냈다.

6회말 위기 역시 이태양에게는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이태양은 당시를 떠올리며 "선발 투수로 경기에 나서다보면 실책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신경쓰지 않고 내 투구만 하자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에이스다운 반응을 보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태양은 '시즌을 치르다보면', '경기에 나서다보면'이라는 말을 자주 입에 담았다. 짧은 순간의 슬럼프, 위기에 신경쓰기보다 큰 틀에서 시즌과 경기를 대하는 것이 스스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체득한 모습이다. 이태양은 시련을 밑거름 삼아 한단계 더 성장하고 있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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