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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코치, '불혹의 조인성' 감동시킨 사연


홈런볼에 진심 담은 메시지 적어…조인성 "처음 받아봤다" 감동

[정명의기자] '더 큰 목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가 되어라. 그리고 항상 노력하고 겸손할 줄 아는 선수가 되어라.'

'바람의 아들' 이종범(44) 한화 코치가 '앉아쏴' 조인성(39)이 친 홈런볼에 정성스레 적은 문구다. 이 코치의 진심이 조인성을 감동시켰다.

조인성은 지난 3일 대전 두산전에서 결승 3점포를 터뜨리며 한화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조인성의 홈런은 아슬아슬하게 펜스를 넘어가며 심판 합의판정 끝에 홈런으로 인정됐다. 홈런인지 확실치 않았기 때문에 두산 수비진의 중계 플레이가 이루어졌고, 홈런공은 3루 쪽에 나가 있던 이 코치의 손까지 넘어오게 됐다.

그 공에 이 코치는 후배의 더 큰 분발을 바라는 마음의 문구를 적어넣었다. 신인급 선수의 첫 안타, 첫 홈런 등의 기념구에 감독이나 선배들이 글귀를 적어 건네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조인성 같은 베테랑 선수에게는 보기 드문 장면이다. 조인성은 올해로 한국 나이 마흔, 불혹에 접어든 노장이다.

마흔까지 뛰는 선수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 코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코치 역시 마흔 둘이던 2011년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나 한때 구단과 은퇴를 놓고 갈등을 빚기도 했고, 은퇴하던 2012년에도 스프링캠프까지 마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유니폼을 벗으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5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 코치로부터 직접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코치는 "어쩌다 보니 홈런볼을 주웠고, 내가 느꼈던 것을 한 번 적어봤다"며 "나는 선수 시절 한 번도 그런 것을 받은 적이 없었다. 코치가 되면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었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코치는 "(조)인성이가 마흔인데, 나도 마흔까지 해보지 않았나"라며 "경쟁력이 없으면 후배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 나태함 등 나쁜 것은 금방 쳐들어온다. 운동선수는 나이를 먹기 마련이다. 항상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또 다른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조인성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설명했다.

이 코치의 메시지가 조인성만을 향한 것은 아니었다. 모든 야구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 이 코치는 "운동만 잘하면 되는 줄 아는 선수들도 있는데, 인성이 먼저 돼야 한다"며 인간적인 겸손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한 뒤 "강정호에게도 40홈런, 50홈런을 노리라고 했다. 더 큰 목표가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고 끊임없이 발전을 추구하라는 당부를 전했다. 강정호는 최근 이 코치가 갖고 있던 유격수 한 시즌 최다홈런(30개) 기록을 경신하고 신기록 행진 중이다.

이 코치에게 뜻밖의 선물을 받은 조인성의 반응은 '감동'이었다. 조인성은 "그런 건 처음 받아봤다. 감사하고 감동이었다"며 "한화에 오니 감동받는 일도 생긴다"고 이적한 한화에서의 생활에 대한 만족감도 숨기지 않았다.

조이뉴스24 청주=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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