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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의 전남, '원팀'의 자격을 갖췄다


전남, 성남 잡고 리그 2위로 상승

[최용재기자] 모든 축구팀들은 '원팀'을 원한다. 전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하나 된 팀을 추구한다.

원팀, 말은 쉽지만, 현실로 나타나기는 당연히 어렵다. 축구도 인간이 하는 것이기에 많은 변수가 작용하게 마련이다. 시기와 질투 등 밖으로는 보이지 않는 내부적 갈등도 있을 수 있다. 다양한 선수들이 모여 하나 된 마음을 만들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전술적으로 원팀이 되려면 수많은 훈련의 반복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원팀. 그런데 K리그 클래식에서 원팀을 볼 수 있다. 원팀의 자격을 모두 갖춘 팀이 존재한다. 바로 전남 드래곤즈다.

전남이 원팀이 될 수 있었던 이유, '절실함'이었다. 함께 시련을 겪었기에 더욱 큰 신뢰가 쌓일 수 있었다. 지난 2012년 하석주 감독이 부임한 후 전남은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하 감독 앞에는 강등권 탈출이라는 절박한 과제가 놓여 있었다. 팀이 하나 되지 못한다면 극복하기 힘든 과제였다. 전남은 하나 된 목표를 향해 힘을 합쳤고 강등권에서 탈출했다.

2013년에도 전남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선수 수급은 되지 않았고, 경험 없는 젊은 선수들로 꾸역꾸역 버텨야 했다. 사실상 지난해 전남의 스쿼드는 강등돼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얇았다. 그렇지만 강등되지 않겠다는 하나 된 목표로 다시 버텨냈다.

지난 2년 간의 고통, 설움이 지금의 원팀 전남을 만들었다. 2년을 함께 하면서 선수들은 성장할 수 있었다. 서로 배려하고 헌신하는 팀이 됐다. 전술적으로도 눈만 마주쳐도 알아서 움직이는 팀이 됐다.

여기에 새로 가세한 선수들이 원팀의 질을 높였다. 적재적소에 최상의 선수를 추가했다. 득점력 부재로 고민하던 전남에는 스테보 영입이 '신의 한 수'였다. 너무 젊어 리더가 없던 전남에 '베테랑' 현영민 영입 역시 핵심 포인트였다. 이들의 합류로 공격, 중원, 수비까지 딱딱 맞아떨어진다. 톱니바퀴 돌아가듯 움직이는 전남의 11명 선수들을 보고 있으면, 원팀의 의미를 알 수 있다.

19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 성남전에서 2-0 승리를 거둔 전남은 승점 30점으로 K리그 클래식 2위로 올라섰다. 전남은 더 이상 '다크호스'가 아니다. 우승까지 넘볼 수 있는 '태풍'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원팀의 힘이다.

경기 후 하석주 전남 감독은 원팀의 힘을 강조했다. 하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고 잘 버티면 좋은 상황이 올 거라 믿었다. 선수들이 잘 버텨줬다. 또 포지션마다 고참 선수들 몇몇 보강한 것이 주효했다. 선수들 서로 잘 맞고 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고맙다. 전남이 원팀으로 잘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팀이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헌신이고 배려다. 자신이 아닌 동료를 위해 뛰어야 한다. 자신이 한 발 더 뛰어 동료를 도와줘야 하는 것이 원팀이다. 전남의 모든 선수들이 이렇게 하고 있다. 이기적이라는 인식이 강한 외국인 선수. 그런데 전남은 오히려 스테보가 앞장서서 헌신하고 있다. 선수들이 꺼려하는 궂은 일을 스테보가 알아서 하고 있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원팀이다.

하 감독은 "스테보에게 항상 고맙다. 스테보는 한국 선수처럼 축구를 한다. 자신이 싸워주고, 파이팅을 넣어준다. 스테보가 있어 이종호가 많은 득점을 할 수 있었다. 이종호 역시 상대방에 귀를 기울인다. 어떤 이야기도 경청하고 받아들이려 한다. 송창호, 김영우, 안용우 등도 서로에게 양보하려 하고 배려하고 희생하고 있다. 방대종도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너무 잘해주고 있다"며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는 제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가장 강한 팀은 스타를 많이 보유한 팀도, 많은 돈을 쓰는 팀도 아니다. 가장 강한 팀은 원팀이다. 말은 쉽지만, 항상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만들기 힘든, 바로 그 원팀이다.

조이뉴스24 광양=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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