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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주의 '재미있는 무승부'가 K리그 살린다


전남, 2골 리드 못지키고 서울과 2-2…"재미있는 경기 했으니 만족"

[최용재기자] 전남 드래곤즈가 아쉽게 승리를 놓쳤다.

전남은 5일 광양전용구장에서 펼쳐진 2014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 FC서울과의 경기에서 2-0으로 앞서나갔지만 서울에 추격을 당하며 2-2 무승부로 마쳤다. 특히 후반 종반 몰리나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 이렇게 아쉬운 무승부도 없었다.

그런데 경기 후 하석주 전남 감독은 웃었다. 아쉬운 무승부였지만 미소를 보였다. 왜 하 감독은 무승부에도 웃을 수 있었던 것일까. K리그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재미있는 경기를 했기 때문이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K리그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더욱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날 전남-서울전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재미와 박진감으로는 최고의 경기였다. 전남이 전반 초반 2골을 먼저 넣어 앞서나갔고, 서울이 2골을 따라 붙었다. 4골이나 터졌다. 그리고 골 외에도 수많은 기회들이 나와 90분 내내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경기였다. 골키퍼들의 선방쇼도 볼 수 있었다. K리그 팬들이 바라는 재미있는 경기의 '정석'을 보여줬다.

K리그 흥행과, K리그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하 감독은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승리보다 더 높은 가치로 생각하고 있다. 이날 광양전용구장에는 9천12명의 관중이 몰렸다. 올 시즌 두 번째로 많은 관중이 들어찼다. 많은 관중 앞에서 재미있는 경기를 선사했으니, 하 감독은 만족할 수 있었다. 이 경기를 본 관중들이 다시 전남의 경기를 보러 올 것이라 확신했다.

경기 전 만난 하 감독은 "월드컵 성적이 좋아야 K리그 살아난다. 지금껏 월드컵 이후 관중이 늘었다. 월드컵에서 K리그 선수들이 많이 뛰고 골을 넣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이)근호가 골도 넣고 잘했다. 그건 잘했지만 전체적으로 한국의 월드컵이 잘 안 됐다. 그래서 K리그를 더 사랑해줘야 하고 K리그 구단은 더 잘해야 한다. 팬들이 얼마나 오느냐가 K리그 구단들이 살 길이다. 많은 골을 넣고 재미있는 경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2-2 무승부로 끝난 후 만난 하 감독은 "2골을 먼저 넣고 비기니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경기 후 운동장에서 최용수 감독과 잔디를 걸으면서 서로 잘했다며 재미있는 경기를 했다고 서로 격려했다. 둘 다 재미있는 경기를 했으니 그것으로 만족했다"며 승부보다는 팬들을 위한 경기를 했다고 자부했다. 그래서 웃을 수 있었던 것이다.

재미없는 축구로 얻는 승리보다 재미있는 축구를 보여준 무승부가 더욱 가치가 있었다. 전남은 이기고 있었는데도 잠그지 않았다. 팬들의 즐거움을 위해서였다. 끝까지 한 골이라도 더 넣기 위한 작전을 폈다. 박진감,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하 감독이 내세운 재미있는 축구, K리그가 살 길이다.

조이뉴스24 광양=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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